(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는 201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임승유(44)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고통을 고통스럽지 않게, 슬픔을 슬프지 않게 그려내는 여유”와 “날카롭게 번뜩이는 이지(理智)가 과하지 않게” 녹아 있다는 평을 받으며 등단한 임 시인의 시 51편이 담겨 있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독자에게 다가간 그의 시는 한 마디로 난해하다. 혼란스럽고 불친절하고 무슨 일이 일어난 듯 싶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매혹적이라는 것. 이가 상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자꾸만 손이 가는 불량식품처럼 중독성 있는 시들이 가득 차 있다.

박상수 문학평론가는 “시를 쓰면서 혹은 쓰고 난 뒤 우리는 불행 가운데 존재하는 삶의 작은 기척 하나를 손에 쥐게 된다. 시의 힘은 거기에 있다”며 “죽음의 문턱 앞에서 마지막 구원의 일은 언제나 시가 떠맡게 되기에 우리는 임승유의 시를 읽는다”고 평했다.

임 시인은 1973년 충북 괴산 출생으로 청주대 국어국문학과와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시 ‘계속 웃어라’ 등 5편이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문학과지성사. 140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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