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산다는 것은/그저 더듬더듬 더듬어 가는 것//가다가/되돌아오기 여러 번//어둡고 적막하고/깜깜하고 막막함도/오래 벼린 촉수가 된다//꿈속처럼 아련히 듣는/바람소리마저/노래가 되는//산 1번지/뿌리들이 환하다(시 ’뿌리들 환하다‘ 일부)’

장민정(75) 시인이 ‘느티골 뿌리들 환하다’를 발간했다. 2008년 펴낸 ‘바라보면 온몸에 물이 든다’에 이은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예리하게 벼른 시선으로 주위 사물들을 관찰하고 서정적인 시로 풀어낸다. 괴산 지킴이를 자처할 만큼 고향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그는 시 ‘갈은동구곡’, ‘한번 다녀가세요’ 등을 통해 괴산에 대한 깊고 진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정유지 문학평론가는 “장민정 시인의 시적 세계는 크게 두 가지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예리한 관찰력으로 터득한 선명하고 명징한 시적 안목을 구비하고 있다. 또한 거대한 상상력의 염전을 담보하고 있는 가운데 굳고 단단한 천일염 빛깔의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장민정 시인은 1942년 전북 정읍 출생으로 2002년 시평으로 등단했다. 2003년 경기신인문학상, 2005년 토지문학상 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고향의 강’ 4남매 시집을 공저했다.

찬샘. 135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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