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찬 (사)사람과경제 상임이사

 

‘한바탕 웃음으로 모른 체 하기엔 이 세상 젊은 한숨이 너무나 깊어, 한바탕 눈물로 잊어버리기엔 이 세상 젊은 상처가 너무나 커…….’

1990년 KBS 가요TOP10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었던 ‘한바탕 웃음으로(작사·작곡 송시현)’라는 가요다. 그 당시 청년의 한숨과 눈물을 잘 담아낸 이선희씨의 노래다.

그런데 25년이 지난 지금 2016년 현재도 너무 잘 어울리는 노래다.

청년 실업이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 온 나라와 온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한바탕 웃음과 눈물로 넘겨버리기엔 청년의 한숨과 상처가 너무 깊고 크다.

이러한 걱정과 동시에 일할 사람이 없어 다수의 (3D)중소기업은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다며, 힘든 일을 기피하는 청년을 질타하기도 한다. 어찌 생각하면 일리가 있는 지적인 듯하다.

그러나, ‘인간적인 삶을 위한 필요’를 생각해 보자.

외국인 노동자는 몇 년 죽은 듯 열심히 일하고, 돌아가면 자신의 인간적 삶의 필요가 해결된다는 현실적 희망이 있다.

그러나 우리 청년은 어떤가? 그 정도의 노동 강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인간적 삶의 필요를 해결할 수 있는가?

연애·혼인·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에 이어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 세대’, 이제는 꿈과 희망까지 놓아버린 ‘7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여기 청년들이 포기하고 있는 연애, 내 집 마련, 희망 등 최소한의 인간적 삶이 아닌 것이 어디 있는가?

청년 일자리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지난 대선을 비롯해서 현재까지 수많은 (청년)일자리 지원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효과적인 정책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 정부는 빈부격차 등 여러 자본주의 병폐 등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중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며 낙수효과(落水效果)를 믿고 있는 듯하다.

박근혜 선거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었던 김종인(76) 건국대 석좌교수가 경제민주화 추진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면…

낙수효과가 정말 있을까?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국제기구라 할 수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년 6월 15일(현지시각) 150여 국가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여 ‘Cause and Consequences of Income Inequality: A Global Perspective(소득 불균형의 원인 및 결과)’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서 ‘낙수효과’라 할 수 있는 부의 분배는 틀린 논리라고 밝혔다. 오히려 ‘낙수효과’를 위한 경제 정책이 성장을 가로막는다고까지 덧붙였다.

더불어 이 보고서에는 ‘부는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소득불평등은 경제성장을 오히려 가로막는다’,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으며, “정책 입안자들이 하위 소득자나 중산층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자가 되는 기술은 절대적으로나 궁극적으로나 자신을 위해 많은 재산을 모으는 기술뿐만 아니라, 이웃이 자기보다 적게 소유하도록 획책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자신만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최대한의 불평등을 확립하는 기술’인 것이다.

톨스토이가 “가슴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던 ‘존 러스킨’이 1800년에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아인북스 2013)’에서 자본주의경제를 비판한 내용이다. 이미 215년 전에 말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 등 (노동)취약계층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공동체 모두가 ‘최소한의 품격과 인격을 유지’하며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경제민주화와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라는 책 제목을 다시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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