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창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조직(組織)은 살아 있는 생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조직이 생물이기에 조직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통해 조직의 상태를 먼저 철저하게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역대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조직개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당선인의 공약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다는 점이다.

당선인이 주민에 대한 공약을 실천 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문제는 공조직을 함부로 개편하거나 축소할 경우 그에 따른 인력의 낭비와 이동, 신설 등으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혼란과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의 몫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정부조직이 바뀌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근래에 있었던 조직개편은 9.11테러 이후 대테러기능과 조직을 통합한 ‘국토안보부’의 신설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왜 이렇게 대한민국 공무원 조직이 매번 바뀌어야 하는가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4년에 한 번씩 바뀐다. 물론, 재선하는 경우도 있지만 임기가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조직은 계속 존치해야 한다.

필요 때문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선출직 기관장에 따라 바뀐다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처럼 공조직이 자꾸 개편된다면 그에 따른 비용 지출은 물론이고, 정책 또한 자꾸 바뀔 수 있다는 것인데, 이렇게 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도 장기적인 정책 마련보다 단기 정책에만 의존하는 현상을 발생하게 한다.

장기적인 조직개편의 필요성이나 시급성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당선인의 생각만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매번 당선인이 바뀔 때마다 공조직도 대규모로 개편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조직이 폐지되면서 발생한 문제점과 현행 조직이 과연 어떻게 일을 했느냐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분석을 해야 한다.

단순히 도지사나 교육감이 바뀐다고, 또 그들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해서 공조직이 바뀔 필요는 조직을 점검하면서 조직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실제적이고 장기적인 조직 로드맵을 완성해야 한다. 그래야 매번 일어나는 조직 개편안에 따른 출혈과 문제점을 장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충청북도교육청 조직개편안을 접하고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되는 이유다.

무릇 조직개편 보다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도민에게 어떤 일을 하고자 한다는 조직의 목표제시이며, 목표 달성을 위해 이 조직이 필요하다는 이해를 구하는 일이다.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이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하자는 리더십을 구현하는 일이다.

조직 개편안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누가 그 자리에 임명되느냐다.

조직 개편안을 아무리 잘해도 결국 사람이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조직에 누가 오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래서 직제개편 보다 보직인사가 중요하며, 맹목적으로 선출직공무원에게 충성을 다하는 직원보다는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바른 가치를 지닌 공무원이 우대받는 조직이어야 한다.

교육청 조직은 선출직인 교육감의 명령에 따라야 하지만 그 본질은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빈번한 조직개편은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조직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도의 약화를 초래한다. 이는 조직의 목표 달성과 성과 창출에 장애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조직이 개편된다고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저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그것을 새로움으로 생각하지만, 그 과정을 눈여겨봐야 하고, 도대체 조직 설계가 문제인지 운영이 문제인지 늘 점검해야 한다.

충청북도교육청 조직이 물 흐르듯이 기존 업무를 잘 진행하면서 개편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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