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조선 건국 앞두고 척사광·이방지

화려한 남녀 검객 대결신으로

지루함 날리며 인기 고공행진

SBS ‘육룡이’시청률 19.3% 최고

KBS ‘무림학교’ 3.3% 최저

판타지 못살린 어린이 드라마 혹평 속

조기조영 소식 들리며 하락세

무림의 세계를 그려 재미를 본 드라마는 ‘무림학교’가 아니라 ‘육룡이 나르샤’가 됐다.

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방송된 SBS TV ‘육룡이 나르샤’는 전국 시청률 16.8%, 수도권 시청률 19.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KBS 2TV ‘무림학교’는 전국과 수도권 나란히 3.3%의 시청률로 자체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시간 방송된 MBC TV ‘화려한 유혹’의 시청률은 12.4%로 집계됐다.

‘무림학교’는 무술학교를 무대로 청춘들의 성장을 그리는 드라마로, 판타지를 한껏 살린 무술이 집중 배치된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10~20대에 국한된 좁은 타깃층과 ‘어린이 드라마’같다는 비아냥거림마저 들을 정도로 단선적인 이야기와 세련되지 못한 CG 등으로 혹평과 함께 시청률이 바닥을 치고 있다.

10대들에게 인기가 있는 스타들이 출연해 인터넷에서는 갑론을박 속 화제몰이가 되고 있지만 드라마는 조기종영 소식 속에 영 맥을 못추고 있다.

그에 반해 사극인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 건국을 앞둔 상황에 대한 드라마적 묘사는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지만, 잇단 무술신으로 시청률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드라마는 2일 방송에서도 첫장면부터 척사광(한예리 분)과 이방지(변요한)의 숲속 결전을 비중있게 배치해 시선을 잡아 끌었다. 삼한제일검 이방지와 누구든 붙으면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무술 고수 척사광의 피할 수 없는 결전은 노골적인 와이어 액션 속 속도감있게 펼쳐졌다.

사실 그 대결은 매끄럽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남녀 검객의 대결을 색깔의 대비와 함께 강조하면서 둘이 끊임없이 날아다니며 칼을 휘두르는 액션을 통해 드라마의 지루함을 잠시 잊게 했다.

‘육룡이 나르샤’는 이 둘의 대결에 이어 이날 방송에서 역사적인 정몽주 피살사건을 조명했는데 이 장면에서도 이방원(유아인)의 수행원인 조영규(민성욱)가 정몽주(김의성)를 철퇴로 내려치는 모습에 방점이 찍혔다.

애초 허구의 인물인 이방지와 무휼을 여섯 용의 일원으로 설정한 것에서부터 무협의 비중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읽히는 ‘육룡이 나르샤’는 결국 그 무협 덕분에 월화극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길태미(박혁권)와 이방지의 검술이 화제를 모았다면, 후반부에서는 척사광과 이방지, 무휼(윤균상)의 대결이 이 드라마의 인기를 끌어가고 있다.

그러나 ‘육룡이 나르샤’는 화려한 캐스팅과 집필진에도 드라마적으로는 이렇다할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사극이라 좀 더 감각적이고 통통 튈 수 있는 여지가 많았지만, ‘육룡이 나르샤’는 후반부로 접어든 현재까지도 정통사극이었던 KBS 1TV ‘정도전’과 비교해 스토리텔링이나 대사, 연출 등이 떨어진다.

만화인듯, 판타지인듯 역사적 사실 사이사이 개입한 작가들은 새로운 재미를 주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새로움에 집착하다 우왕좌왕하면서 오히려 지루함을 안겨준 꼴이 되고 있다.

이야기가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해 시청률은 오랜기간 답보상태였고, 조선 건국의 위업을 향해 총기와 재기를 모아야하는 여섯 용은 아직까지도 하나가 되지 못한 채 낱알처럼 흩어진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지루함에 지쳐 채널을 돌리려 할 때쯤이면 어떤 식으로든 무협의 세계를 펼쳐보이며 10%대 중반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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