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뼈에 걸린 멍에

외발로 버티다가

 

신작로 길을 따라 뒤돌아보며 떠난 토농

 

토담집 빈 뜨락마다 달맞이꽃 숨어 핀다

 

두레굿 땀에 젖은 이웃들을 기다리며

고샅길 담장 위에 불 밝히던 호박꽃도

응접실 화폭에 갇혀 밭은 숨을 몰아쉬고...

 

휘몰이 눈발 속에 언 땅을 딛고 서서

 

곰삭은 척추뼈를 곧추세운 허수아비

 

귀 울음

꽹과리소리에

묵정밭을 일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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