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직격탄…산유국 건설투자 줄이자 해외수주 '뚝'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우리나라가 해외건설로 벌어들인 돈이 3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수지상 건설수입은 134억9천200만달러(약 16조1천억원)로 전년보다 30.3% 감소했다.

지난해 건설수입은 1992년(-39.9%) 이후 2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국제수지에서 건설수입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건설공사의 진척 정도(건설기성)에 따라 받은 돈을 뜻한다.

건설수입은 고유가 시대였던 2013년 203억7천500만달러로 정점을 찍고 2014년(193억5천800만달러), 2015년 2년 연속 줄었다.

건설수입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199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입이 급감한 데는 저유가의 영향이 가장 컸다.

2013년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평균 105.25달러였던 국제유가가 2014년 96.56달러, 지난해 50.69달러로 곤두박질 치자 산유국들이 자금난을 겪게 됐다.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중 절반이 몰려 있는 '텃밭'인 중동 발주처들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와 플랜트 공사를 연기·취소하거나 대금 지급을 미뤘다.

올해 해외건설 수입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지난해 수주액이 461억달러로 전년의 70% 수준에 그쳤다.

중동지역 수주가 165달러로 아시아지역(197달러)보다 낮아지기도 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국제유가는 3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하락세가 더 심화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가 장기간 20∼30달러 수준에 머물지는 않겠지만, 과거의 고가격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선 최근 해외건설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차 침체기(2009∼2010년)'에 이은 '2차 침체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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