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충북도의회 의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주권 표현은 투표로 하고 선거에 의해 선택 받은 자가 선출직 공직자가 된다.

70년 가까이 주권표현을 투표로 해왔다.

유권자가 ‘갑’이 되는 순간은 투표권 행사 시점이다. 선거를 유권자의 관점이 아닌 피선거권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

우선, 투표하는 유권자중심으로의 전환이다. 생각해보면 열 명 중 다섯 명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 지난 19대 총선 투표율은 54.6%다.

명함을 받자마자 쓰리기통에 버리든 찢어버리든 신경 쓰지 않는다. 투표하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투표하는 다섯 사람 중에 양쪽 둘씩은 이미 지지하는 정당이 정해져 있다.

후보자가 누구이든 정당을 보고 투표하기 때문에 인물론 이니 정책공약을 보고 찍는다는 여론조사 선호도를 신경 쓸 필요도 없다.

문제는 단 한명, 스윙보터들이다. 팽팽하던 균형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여질 것인지를 선택하는 바로 이 한명에게 선거운동은 집중될 수밖에 없다.

둘째로 충북지역의 투표경향성이다.

지난 대통령선거의 투표결과와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 투표결과가 그다지 다르지 않는 일관성을 보여준다.

이번 총선 역시 선거 공학적으로만 본다면 청주 4개 선거구를 누가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어있다.

나머지 지역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들이 큰 하자가 없는 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의 투표성향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까 유추할 수 있다. 변수는 청주에 있다. 대통령선거에서도 청주 흥덕구의 경우 51% 대 49% 박빙 승부였다.

더구나 청주청원이 통합된 이후 4개선거구 모두 9월 말 기준 청주시 평균 연령 38.32세로 젊은층 비율이 높다. 투표경향으로 보아 청주시의 경우 보수진보 두 개 정당 모두 승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세 번째는 구도 측면이다.

선거는 구도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표밭이 좋다고 해도 선거구도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일이 많았다.

서원구의 경우 지난 세 번의 총선 모두 여야당 말고 제3후보가 보수표의 일부를 잠식해 왔다. 이번에는 청원구에서 제3당 후보가 출마함에 따라 다만 얼마라도 진보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생겼다.

그 이외에는 양당구도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판단된다. 구도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총선에서는 여당보다는 야당의 표 분산 가능성이 일부지역에서 더 높다고 보아야 한다.

나머지 고려대상은 4선의 고지를 용인하지 않던 청주권 유권자들의 선택 문제를 포함한 인물론을 들 수 있겠다. 여기에 선거캠페인 활용 차이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에서 가장 무서운 변수는 역시 ‘바람’이다. 정부심판론이냐, 야당심판론 바람이 어떻게 부느냐가 스윙보터의 마음을 가져갈 것인지 결정할 것이다. 선거를 준비하는 측에서 바라본 선거공학적인 총선전망이다.

그렇다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가.

출마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유권자는 당연히 스윙보팅이 가능한 유권자다.

하는 거 봐서, 누구편인지, 누가 필요한지, 더 잘할 사람을 분별해 낼 수 있는 충북이야말로 유권자가 대접받는 선거지역이다.

이번총선은 선거공학보다 유권자를 더 무섭게 생각하도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선택해야 한다.

유권자는 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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