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싫다” 잇단 자살기도…빠른 대처로 막아
설 연휴기간 충청지역에서 자살기도 사건이 잇따랐으나 경찰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순찰 중 화재현장에서 노부부를 구출한 경찰관도 화제다.
10일 충청권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9시께 112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는 A(여·27·청주시)씨의 어머니. 그는 “딸이 ‘슈퍼마켓에 갔다 온다’며 자신 명의로 된 신용카드를 갖고 나갔는데 밤 10시 18분께 택시비로 13만8020만원이 결제됐다”며 “딸의 방에서 유서로 보이는 메모도 남겨져 있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택시비가 결제된 곳이 대천해수욕장 부근임을 확인했고 보령경찰서 해수욕장지구대 한희상 경사와 오상현 순경이 출동해 수색하던 중 상·하의가 모두 젖은 상태로 인근 산 속을 배회하던 A씨를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같은날 새벽 2시께에도 옥천에 사는 B(63)씨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가족의 신고가 112로 접수됐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B씨가 딸(19)에게 “미안해. 열심히 살아라”라는 내용의 문자를 남기고 연락이 끊겼다는 내용이었다.
옥천경찰서 군북파출소 석부희·남상하 경위는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B씨가 자신의 회사 사무실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긴급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B씨는 사무실에 번개탄을 피워놓고 의식을 잃어가던 상태였다. 석·남 경위는 즉시 B씨를 옮겨 응급처치를 했으며 안정을 취하게 한 뒤 무사히 가족에게 인계했다.
청양에선 농촌마을을 순찰하던 경찰관이 화재현장에서 노부부를 구한 사실이 드러나 지역의 화제가 됐다.
청양경찰서 정산지구대 주영헌 경위와 김정민·손창현 순경은 지난 5일 오후 3시께 청양군 목면 일대를 순찰하던 중 연기가 치솟는 것을 발견,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집 안에는 할머니(66)가 잠을 자고 있었고 할아버지(71)는 목욕 중이어서 불이 난 줄 모르고 있었다.
이들 경찰관은 부부를 구조해 대피시키고 119에 화재신고를 하는 한편 인접 이웃집으로 달려가 주민들도 모두 대피토록 했다.
이날 불은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곧바로 진화됐으며 트렉터 일부와 볏짚만 태워 재산피해도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설 명절을 앞두고 큰 화를 당할 뻔 했는데 경찰관이 신속하게 대처, 소중한 생명을 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보령·청양 박호현/옥천 김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