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첫 번째(O)/첫번째(X)

우리는 평소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어떤 일이나 사건이 맨 처음 일어난 일일 경우 반드시 처음임을 밝혀 보도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때 보통 ‘첫 번째’를 사용하여 ‘첫번째 우승, 첫번째 사고’ 등으로 표현하는데, 이때 ‘첫번째’는 ‘첫 번째’로 띄어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한글맞춤법 5장 띄어쓰기에서 42항은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의존명사’는 의미적 독립성은 없으나 다른 단어 뒤에 의존하여 명사적 기능을 담당하므로 하나의 단어로 다루어야 한다.

‘첫 번째’에서 ‘맨 처음’을 뜻하는 ‘첫’은 관형사이고 ‘번째’는 ‘차례나 횟수’를 나타내는 의존명사이므로 ‘첫’과 ‘번째’는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따라서 ‘이 번이 세 번째 만남이다.’, ‘벌써 이런 일이 몇 번째니?’ 등에서 ‘세 번째’, ‘몇 번째’도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빙판길에서 미끌어졌다(X)/미끄러졌다(O)

곳곳에 눈 소식이 전해지면서 갑작스럽게 내린 눈 때문에 골목길에서 미끄러지는 안전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비탈지거나 미끄러운 곳에서 한쪽으로 밀리어 나가거나 넘어질 때 “빙판길에서 미끌어졌다.”와 같이 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끌어지다’는 ‘미끄러지다’로 써야 한다.

한글맞춤법 15항에서는 “두 개의 용언이 어울려 한 개의 용언이 될 적에,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 원형을 밝혀 적고 그 본뜻에서 멀어진 것은 밝혀 적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헝클다+지다’처럼 ‘헝클다’의 본뜻이 살아있는 말은 ‘헝클어지다’로 쓸 수 있으며, ‘막 잠에서 깨어난 아내의 머리칼이 헝클어져 있었다.’와 같이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끄러지다, 구부러지다, 흐트러지다‘와 같은 단어는 ’미끌다+지다, 구불다+지다, 흐틀다+지다‘와 같이 분석될 수 없으므로 ’미끄러지다‘와 같이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청주대 국어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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