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논설위원/간동대 교수)

▲ 이동희(논설위원/간동대 교수)

입춘 지난지가 이제 10여일이 흐르고 있다. 하얀 눈이 그리워지고 눈썰매와 스키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흰 눈을 그리워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따스하고 포근한 봄비가 내려 기다리는 봄날을 재촉한다. 봄비는 따스한 온기로 온풍기처럼 우리의 가슴과 대지위에 흩뿌린다. 설날이 지나면 비닐하우스 안의 각종 채소와 농작물이 우리에게 새로운 봄 선물을 선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따스한 지역의 개나리 진달래 매화 등이 꽃 몽우리를 터트리려 하고 있다. 설전의 대형마트에서는 묵은 겨울옷과 이불 등을 대폭적으로 출하하며 따스한 봄옷과 봄 이불을 내놓을 준비를 한다. 설날의 행복하고 화목한 기운에 힘입어 따스한 봄비는 더욱 춘몽의 허황된 몽상을 꿈꾸게 한다. 아무리 추운 추위도 입춘이 지나면 수그러진다. 꽃샘추위가 남아 이른 봄을 시샘하고 10도 전후의 추위가 맹추위를 떨쳐도 60년만의 혹한을 이겨낸 우리에게는 별것이 아니다. 봄비는 봄을 더욱 불티나게 재촉할 것이다. 더불어 봄비와 함께 우리 곁에 찾아오는 봄소식의 전령사가 있다. 제비이다, 제비는 우리에게 강남의 봄소식과 더불어 아지랑이의 봄기운을 제일먼저 알려주는 조류이다. 집집마다 찾아와 우리의 겨울잠과 묵은 먼지와 추위에 지친 기운을 따스하고 힘찬 온기로 일깨워주는 생명의 봄동이 제비이다. 예전에는 초가집 기와집 집집마다 지붕아래 처마마다 제비가 찾아와 집을 짓고 새끼를 낳고 키워 가을이 되면 따스한 남쪽나라로 날아갔다. 그리고 봄이 되며 제일먼저 다가오는 기다리는 봄의 전령사 이었다. 사람도 명절이면 고향을 찾아가 즐겁게 혈육과 정을 나누고 즐거워하듯이 제비도 봄이면 강남에서 돌아와 1년 만에 만나 지지배배 소리치고 반가워하며 우리가족과도 즐거운 인사를 한다. 이제는 서서히 완연한 봄기운이 치고 올라와 약간의 추위정도는 따스한 봄을 위한 마음의 준비라고 생각하자. 그러면 기운이 난다. 오늘은 대지와 하늘에서 우리에게 기운은 주는 봄비와 제비에 대하여 알아보자.
  봄비란 봄철에 오는 비로 조용히 가늘게 오는 비를 말하며, 비슷한 말로 춘우가 있다. 봄비와 관련된 속담으로 “봄비가 잦으면 마을 집 지어미 손이 크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봄비가 자주 오면 풍년이 들 것으로 여겨 아낙네의 인심이 후해져 이익보다는 약간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그리고 제비란 제비과에 속하는 전장 17㎝의 소형 조류로 학명은 Hirundo rustica gutturalis SCOPOLI 이다. 제비의 등은 윤기가 있는 푸른빛을 띤 검은색이며 배는 흰색이다. 이마에서 위쪽 가슴에 걸쳐 검은 테로 둘러싸인 밤색의 큰 반점이 있으며, 꽁지가 가위 모양으로 갈라져 있어 날개가 발달해 매우 빨리 난다. 열대 또는 아열대인 인도,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는 우리나라에 와서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살다가 가을에 날아간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번식한다. 제비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제비는 작아도 강남을 단다”는 말이 있으며 이는 비록 작아도 제 할 일은 다 한다는 뜻이다. 비슷한 속담에 “거미는 작아도 줄은 잘 친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비는 봄의 전령사로 여기고 있으며, 북반구에 널리 번식하는 여름새이나 부산이나 제주도 등지의 남쪽지방에서는 겨울에도 소수의 무리가 월동도 한다.
  지난 주 늦은 밤 창밖에 비가 을씨년스럽게 내렸다. 마음은 더욱 춥고 어두워 사람을 더욱 움 추리게 만들었다. 더불어 대학가는 막바지 입시로 꽁꽁 얼어붙어 마음은 더욱 추었으며 강의동의 현관문을 나서기가 싫었다. 하지만 늦은 시간의 바깥 상황은 엄청 따스한 기운이 넘쳤으며 이런 따스한 기운이 봄비를 재촉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강의동 내부보다 바깥의 기운이 따스했다. 따스한 봄비는 우리의 가슴을 편안하게 만들고 대지위의 산천초목에 새로운 봄기운을 주며 겨울의 찬 기운을 씻어 내렸다. 봄비는 이미 아랫녘에서 매화를 꽃피웠다고 한다. 더불어 강남 갔던 제비도 곧 돌아와 우리에게 반가운 봄소식을 전해줄 것이다. 제비는 여름새지만 고전이나 우화에는 봄의 전령사로 비유된다. 이젠 봄비, 제비, 나비 등과 함께 우리가 봄을 환영하며 행복하고 따스하게 맞이하자. 더불어 봄이라는 계절을 중장년의 연배지만 인생에서는 봄을 맞듯이 따스하고 행복하게 인생의 황금기로 맞이하며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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