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대수·박덕흠 vs 더민주 임해종·이재한, 백중지세 되나

(동양일보 특별취재팀) 여·야가 4.13 총선을 50일 앞둔 23일 선거구 획정 기준을 결정하면서 일부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해진 충북 정치권은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이날 여·야 합으로 독립선거구 유지가 불가능해진 남부3군(보은·옥천·영동)이나 괴산 분할이 유력해 보이는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의 선거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해 졌다.

괴산군이 중부4군에서 분리돼 남부3군 선거구에 붙을 때 가장 큰 타격을 볼 것으로 점쳐지는 정치인은 중부4군 현역인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이다.

경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5만1471표를 득표, 민주통합당(현 더민주) 정범구 전 의원을 7028표 차이로 제치고 금배지를 달았다.

그가 3선에 도전한 정 전 의원을 누른 데는 고향인 괴산 유권자의 압도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증평·진천·음성에서 1057표라는 근소한 표차로 앞서던 경 의원은 괴산에서 정 전 의원보다 배나 많은 1만2646표를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그런 괴산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경 의원에게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

우선 지역구이자 고향인 괴산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텃밭을 잃게 된 것뿐 아니라 ‘중부 3군’ 출마 명분도 약화된다.

왜 고향을 져버리고 남의 지역을 노리느냐는 상대의 공세 논리가 유권자들에게 쉽게 먹혀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현 지역구에 출마하면 맞붙게 될 더불어민주당 임해종 전 지역위원장은 고향인 진천을 중심으로 표밭을 다지고 있고, 국민의당 소속 김경태 전 청주시의원과 김영국 한일중학교 이사장은 음성 출신이어서 소지역주의 바람이 불 수 있다.

비록 현역이지만 명분이나 출신지에서 불리해진 경 의원으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다.

인구 하한선에 미달돼 독립 선거구가 위태로웠다가 기사회생한 남부3군 역시 선거구 조정에 따라 판도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여야는 서로 남부3군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번 선거구 조정이 자신들에게 유리해졌다는 논리다.

더민주 이재한 전 지역위원장과 리턴매치를 벌이는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3만196표(40.67%)를 획득했다. 이 전 위원장(30.93%, 2만2963표)보다 7233표 더 많았다.

박 의원 측은 여권 성향이 강한 괴산이 남부3군에 흡수되면 자신에게 유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더민주는 새누리당과는 정반대의 분석으로 선거 판도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국회 정개특위 위원을 하면서도 자신의 지역구를 지키지 못한 경 의원과 기존 선거구 획정을 문제 삼아 헌법소원을 내 결국 정서가 전혀 다른 괴산을 남부 3군에 편입하는 결과를 초래한 새누리당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경 의원과 정 의원이 속한 새누리당이 충북의 선거구를 온전하게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불만과 실망이 표심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더민주 이 전 위원장 역시 "선거구 조정으로 예측불허의 선거전이 전개되겠지만 불리할 이유는 없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민주 충북도당은 아예 선거구 조정과 관련 ‘정우택 책임론’을 대대적으로 부각, 이번 총선 이슈로 삼을 태세다.

여야의 정치공학적 셈법이 엇갈리고 있지만 선거구 조정이 마무리되면 충북 선거판은 본격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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