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증가시켜

운동이 암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이유가 덴마크 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페르닐레 오이만 박사는 운동이 암을 억제하는 과정을 일련의 쥐실험을 통해 밝혀냈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운동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근육에서 분비되는 염증유발 또는 억제 물질인 인터류킨-6(IL-6)과 함께 면역체계의 최전선에 있는 자연살해세포(NK: natural killer cell)를 증가시켜 암을 억제한다고 오이만 박사는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일단의 쥐에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 세포를 주입한 다음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쳇바퀴가 있는 우리와 없는 우리에 넣은 다음 4주 동안 지켜봤다.

쳇바퀴에서 운동을 한 쥐들은 쳇바퀴가 없어 운동을 하지 못한 쥐들에 비해 흑색종이 훨씬 적게 나타났다.

운동을 한 쥐들은 또 종양의 수가 적고 크기도 작았다. 이 쥐들은 처음에 암세포 일부를 폐에 주입, 전이를 유도했는데도 암세포가 잘 전이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팀은 두 그룹의 쥐로부터 혈액과 종양세포를 채취해 무슨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분석했다.

우선 운동을 한 쥐들은 혈중 아드레날린 수치가 운동하지 않은 쥐들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쳇바퀴를 돌고난 직후에 특히 높았지만 쳇바퀴를 돌지 않을 때도 높게 나타났다. 운동을 한 쥐들은 또 혈중 IL-6 수치도 높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세포인 NK세포의 수가 운동하지 않은 쥐들에 비해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여러 번 반복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연구팀은 이번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운동을 한 쥐들이 아드레날린을 분비하지 못하게 해 보았다. 그러자 암 발생률이 운동하지 않은 쥐들과 같게 나타났다.

다음에는 운동을 하지 않은 쥐들 중 일부에 아드레날린을 주사하자 다른 쥐들에 비해 암을 잘 이겨냈다.

연구팀은 이어 쥐 세포 속의 여러 유전자 활동을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아드레날린은 IL-6에 생화학적 신호를 보내 이들을 생리학적인 경계상태에 들어가게 하고 종양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경계를 취하고 있던 IL-6이 NK세포들을 출동시켜 종양으로 안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쥐실험 결과가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알 수 없지만 조깅 같은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아드레날린 분비가 증가하고 NK세포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고 오이만 박사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셀 메타볼리즘'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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