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묘순(편집국 기자/옥천지역 담당)

▲ 김묘순(편집국 기자/옥천지역담당)

요즘 ‘완장’은 돈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고 한다.
참 이상하고 맥 빠지는 일이다.
옥천군의 한 단체는 500만원을 내고 부회장 완장을 찰 수 있었단다. 이 완장 얘기는 부회장 완장을 찬 본인 입에서 나온 말인지라 주워 담을 수도 없는 사실이 됐다.
그러더니 이 사람은 또 다른 단체의 장을 맡겠다며 “분담금과 입후보 등록비를 합쳐 1000만원을 일시불로 내놓겠다”, “힘들 때마다 출자금을 내서 넉넉하게 살림을 하겠다”더니 한 이사가 구체성을 띤 답변을 요구하자 “매년 500만원의 출자금을 내겠노라”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완장을 사겠다는 것이냐”며 회원들의 동요가 일어났다.
한 회원은 “내가 돈 없는 것 알고 회장 못 나오게 수를 쓴 것”이라며 절규했다. 또 다른 회원은 “이건 아니다. 돈으로 줄 세워 회장하는 거냐?”며 혀를 내둘렀다.
이렇게 회원들의 공분을 사던 회장은 구설수에 휘말리더니 급기야 정기총회까지 무산시키고 말았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회원들의 지적에 대응을 못하며 ‘무능한’ 집행부라는 빛나는 훈장도 달았다.
그는 이월금과 결산액에 나온 금액이 달라 지적, 감사보선의 건, 회칙변경, 정관개정의 건을 채택해 상정하라는 말을 이해 못하고, 찬조금과 업무추진비 예산액에 대한 회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고 한다.
문제는 그가 이 사태를 ‘이미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무리 없는 것’, ‘사소한 것을 틀린 것이라 문제없는 것’, ‘한 두 사람이 꼬투리를 잡는 별것 아닌 것’으로 인식하는 데 있다.
‘아프리카 부족들의 전쟁 때 종을 훔쳐 도망치던 도둑이 ‘땡그렁’하고 종소리가 나자 남이 들을까 두려워 자신의 손으로 자기 귀를 막았다’는 어리석은 종 도둑이야기를 생각한다. 자신의 귀만 막고 유리한 것만 가려 인식하는 위험한 생각을 가진 불통의 그에게 회원들은 총회무산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 평가는 욕심과 조급함과 어리석음은 반드시 ‘무능함’을 인식 못하며,  ‘완장’이나 사들이는 우매함을 불러오고 만다는 가르침으로 회자(膾炙)될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