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석받이 새끼 몇 거느리던
북극곰 떠난 자리
빗물이 발자국을 지우고 있네
빙원은 더 이상 북극곰의 보금자리가 아니네
세상의 눈물처럼
밤 낮 없이 흘러내리는 빙하의
저 굵고 줄기찬 눈물을 보고 있네
옥색 비단 펼쳐 놓았던
그 정갈한 모습 사라졌네
따뜻함이 행복인 인간 세상이여
그 온기가 나를 쫓아내는 생존의 역리여
아무렇지도 않게 가끔씩
빙원을 흔들던 불곰의 외침도
빙편을 타고 내려가다 사라지는
존재의 종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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