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4개구는 시계 방향, 군은 남에서 북으로 도청과 거리 순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20대 총선 지역구 획정안 구역표에 명시된 청주 4개 선거구는 상당구, 서원구, 흥덕구, 청원구 순이다.

청주를 제외한 충북의 나머지 4개 선거구는 충주와 제천·단양, 그리고 보은·옥천·영동·괴산, 마지막으로 증평·진천·음성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이런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충북 내 선거구 및 선거구 내 기초자치단체 배열 순서는 행정자치부에 등록된 시·도별 행정 건제(建制)에 따라 정해진다.

인구 규모를 감안하지 않은 청주의 4개 선거구 순서나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분리된 괴산이 남부3군인 보은·옥천·영동 뒤에 붙는 것 모두 선거구 획정위가 마음대로 정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청주 4개 선거구를 거명하는 순서로 상당구, 서원구, 흥덕구, 청원구로 한 것은 인구 순이 아니다. 작년 10월 말 기준 인구로 따지면 흥덕구가 25만3060명으로 가장 많고 서원구 22만760명, 청원 18만860명, 상당 17만6955명이다.

4개 선거구의 순서는 청주시의 행정 건제에 따른 것인데, 시는 청사가 자리 잡은 상당구를 기준으로 해 시계 방향으로 구(區) 순서를 정했다.

물론 이 순서에는 역사성도 가미돼 있다.

청주는 백제시대 상당현으로, 통일신라 때 서원경으로 불렸다. 이런 연유에서 상당구와 서원구가 청주시 4개 구 중 1, 2번째로 자리 잡았다.

다음은 고려 때 사찰인 흥덕사에서 이름을 딴 흥덕구가 차지했고, 마지막은 1946년 미군정 때 설치된 후 2014년 7월 청주시와 합쳐진 청원군에서 명칭을 딴 청원구가 위치한 것이다.

여러 군(郡)이 묶인 선거구는 시계 방향을 기준으로 잡거나 역사성을 고려한 청주 4개 선거구와는 기준이 다르다.

군 단위 선거구는 청주시 4개 구와 청주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충주시, 그리고 충북의 '넘버 3 도시'이지만 인구가 적어 단일 선거구를 이루지 못해 단양과 하나의 선거구로 묶인 제천시·단양군 선거구 순이다.

그 다음은 충북도의 행정 건제가 적용돼 순서가 정해졌다.

내부 지침은 없지만 청주에 자리 잡은 도청을 기준으로 남부권, 중부권, 북부권으로 순서가 매겨지고, 이런 권역 내에서 도청과의 거리 순서대로 행정 건제가 짜였다는 게 충북도 설명이다.

남부권에서 도청과 가장 가까운 보은, 그 다음인 옥천, 거리가 가장 먼 영동의 순으로 정리됐다. 중부권 역시 도청과의 거리를 감안해 증평, 진천, 괴산, 음성 순으로 자리가 매겨졌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괴산이 중부4군 선거구에서 빠져 남부3군 선거구와 통폐합되지만 남부-중부-북부 순서에 따라 남부권인 보은·옥천·영동 다음에 위치하게 된다. 통합된 남부권 선거구의 지자체 순서는 보은·옥천·영동·괴산이 되는 것이다.

괴산군 증평읍이 증평군으로 승격된 이듬해 4월 치러진 제17대 총선 때 선거구가 증평·진천·괴산·음성으로 정해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같은 중부권이지만 증평군청이 4개 군청 중에서는 도청과 가장 가까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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