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회 충북연극제

▲ 지난해 충북연극제 대상작인 극단청년극장의 ‘부흥다방’ 공연 장면.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충북연극인들의 잔치, 34회 충북연극제가 오는 5~6일 오후 4시 청주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오는 6월 청주에서 열리는 2016 전국연극제 출전 팀을 선발하는 이번 연극제에는 충북연합팀과 극단 언덕과 개울이 출전한다.

특히 충북연합팀은 전국연극제가 청주에서 열리는 것을 기념해 청주지역 극단의 합작 공연으로 주목할 만하다.

● 충북연극연합 ‘혈맹’

5일 오후 4시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

충북연극인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연극 ‘혈맹’은 1947년 해방직후 서울 성북동의 이른 여름을 배경으로 가난한 이웃들이 모진 삶 가운데서도 꽃피우는 가족애와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린다.

복덕방 거간(居間) 털보와 그의 아들 거북이, 몰락한 양반가문의 후손인 깡통영감과 그의 딸 복순이, 그리고 기생출신의 후처 옥매, 일본 탄광에서 돌아온 원팔네 가족 등 일제강점기에 파놓은 방공호를 집삼아 살아가는 이 세 가정이 연극의 중심인물이다.

돈을 신처럼 섬기는 털보영감은 아들 거북이를 미군 부대에 들여보내 집안을 일으켜 보려하지만 거북이는 정당하게 아이스크림 장사라도 해서 삶을 개척하고 싶어 한다. 주어진 현실을 달관의 자세로 바라보는 깡통영감의 딸 복순이는 계모인 옥매로부터 매를 맞아가며 기생이 되기 위해 신고산타령을 배운다.

연인사이인 거북이와 복순이는 암담한 생활을 벗어나려 꿈을 찾아 영등포 공장으로 야반도주를 한다. 이 와중에 털보는 중매쟁이의 소개로 29살의 젊은 청진계집을 아내로 맞이하는데 그녀는 털보가 애지중지하는 돈을 훔쳐 달아나고 털보는 망연자실해 자살을 기도한다.

담배 장사를 하는 원팔네는 아내는 폐병으로 자리에 누워있고 노모가 병수발과 집안 살림을 하는데 동생 원칠은 이상적인 사고에만 갇혀있어 두 형제는 만나기만 하면 서로의 이견차이로 끝내 싸움을 벌인다.

또 복순이를 흠모하다 닭 쫓던 개 신세가 돼버린 이발사 갑득이, 반공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권리금을 요구하는 기회주의자 강가, 어떻게든 가난에서 벗어나보려고 술집에 나가는 댄서 백옥희, 그 밖에 형사, 지겟꾼, 노동자들, 우동집, 어린나이에도 야미장수로 돈벌이를 해야 하는 아이들, 투쟁과도 같았던 광복 후 우리나라 재건 과정을 살려낸다.

● 극단 언덕과 개울 ‘학도가 말하길, 너말고 늬愛미’

6일 오후 4시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

제천의 유일한 극단 ‘언덕과 개울’이 펼치는 연극 ‘학도가 말하길, 너말고 늬愛미’는 방자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춘향전으로 웃음과 재미, 감동까지 담았다.

방자는 몽룡에게 춘향을 소개시켜주면 자신과 향단의 미래를 책임져 준다는 월매의 제안을 받는다. 글만 읽어 세상 물정을 모르는 몽룡과 몽룡을 보고 첫 눈에 반한 내숭 백단 춘향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얼마 못가 몽룡의 아버지는 서울에 올라가는 도중 정적(政敵)에 의해 암살당한다. 다행히 몽룡은 월매의 도움으로 피신해 3년간 은둔생활을 한다. 남원으로 새로 부임한 변학도는 좌천된 홀아비로 원래 이치 바르고 똑똑한 관리 출신이었으나 주색을 좋아해 춘향을 부르려 한다.

오래 전 과부가 된 춘향의 엄마 월매는 딸 춘향 대신 월매 자신이 사또에게 간다. 월매와 사또가 하룻밤을 함께하는 동안 사또는 월매의 과부된 사연을 들으며 그 마음을 위로주로 보듬어주다 둘은 눈이 맞는다.

몽룡과 춘향의 사랑을 연결해준 대가로 방자와 향단은 재물을 하사받고 결혼까지 승낙 받는다. 한편 결혼식 날 애 이름을 지어오느라 늦게 온 학도. 학도 손에 쥐어진 종이에 적힌 이름을 보고 모두들 왁자지껄 웃는데…. 문의=☏043-22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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