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충북대 양성평등상담소가 충북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인식조사를 한 결과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성차별적 의식에서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발표된 이번 설문조사는 도내 일부 대학의 설문조사 결과이지만 현 시점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성역할 및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충북대 양성평등상담소가 계절학기 교양강좌 수강생 2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평등 의식을 조사한 결과 ‘성별에 따라 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에 보통 이상인 3.8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냈으며 ‘성별 정체성에 자긍심을 느낀다’는 의견에는 가장 낮은 점수(2.65)를 보였다.

성별에 따른 우대에서 남학생(3.98)이 여학생(3.63)보다 더 비합리적이라고 느끼는 반면 여학생(3.56)은 남학생에 비해 고위관료(CEO)의 대부분이 남성인 것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차별적 의식을 조사한 결과 ‘제 때 주먹을 쓰는 남자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정도(3.32)가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냈고 ‘선배를 경시하는 후배를 응징하고 싶다는 생각(3.18)’, ‘성별 사회적 기대와 일치할 때 편안하다(3.16)’, ‘남자보다 여자 흡연이 더 흉하다(2.94)’ 순으로 나타나 대체로 성차별적 의식은 보수적인 경향을 보였다. 특히 여학생(3.38)이 남학생(3.00)에 비해 ‘성별 사회적 기대와 일치할 때 편안하다’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다.

수업 중 ‘강의교재 속 성차별적 내용을 비판적(2.51)’으로 검토하거나 ‘강의 중 성차별에 따른 내용을 불쾌해 한다’(2.18)고 응답한 학생들은 매우 적어 대체로 수업활동에서의 양성평등 의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의 중 성차별에 따른 내용을 불쾌해 한다는 항목에서 부모의 성장지가 수도권지역인 경우가 기타 지역에서 성장한 학생보다 양성평등적 사고가 높았고 학생 성장지에 따라서는 충북이나 수도권지역에서 성장한 경우가 기타지역에서 성장한 학생보다 양성평등적 사고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별과제 시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 수용’에 대한 항목에서 이공학계열 학생이 인문사회계열 학생보다 양성평등 의식이 보수적인 경향을 보였다.

음주 문화 활동에 있어서는 ‘술값 비용은 남녀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항목이 3.2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과음 후 이성 선후배나 동기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문항에는 여학생(1.80) 보다 남학생(2.66)의 응답이 높게 나타났고, ‘이성 후배에게 선배가 술을 따르거나 안주 먹여달라는 것을 수용한다’는 문항에서도 역시 남학생(1.86)이 여학생(1.56) 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여학생(2.55)은 남학생(2.22)에 비해 술자리에서의 음담패설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양성평등상담소 관계자는 “젠더 차이 및 이슈에 대한 의견을 종합해보면 성평등 의식은 보통 정도의 수준이고 성차별적 의식은 보수적인 경향을 보였다”며 “대학의 양성평등을 위한 노력 정도에 대해서는 낮은 긍정 수준을 보였으며 특히 지역사회 공공기관의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낮았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의 건강한 대학생활과 성에 관한 올바른 가치관 확립 및 성인지력 향상을 위해 젠더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하고 성평등적인 관점에서의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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