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전통문화교실 작품전 개최

▲ 민선영씨 작(왼쪽 위), 최은숙씨 작(왼쪽 아래), 유정선씨 작(오른쪽)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한 땀 한 땀 바느질된 조각보에서는 양갓집 규수의 반듯함이, 보릿대의 은은한 빛에서는 신비함이 묻어난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오는 20일까지 박물관 청련관에서 지난해 운영한 전통문화교실 수강생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쉼, 시간의 흐름 속으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규방·맥간공예, 전각 등 100여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전시회는 특히 수강생들이 작품 창작부터 전시계획, 전시설명까지 전문예술가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한다.

천연의 색으로 물들인 원단을 사용해 한복과 이불을 만들고 남은 조각들로는 보자기, 주머니, 바늘집 등의 소품을 만드는 규방공예 작품에서는 유정선(58)씨의 가방과 최은숙씨의 모시다포가 눈에 띈다.

염색한 삼베를 손으로 누빈 뒤 주황색 국화를 수놓은 유씨의 작품은 여느 기성 작가의 작품과 견줘 뒤지지 않는다. 특히 전통적인 규방공예가 현대적 느낌의 가방으로 탄생돼 흥미롭다.

최은숙(57)씨는 작품 ‘모시다포’ 중심에 별을 수놓고 주변에는 별을 감싸는 사계절을 형상화했으며 가장자리에는 전통 경첩무늬를 담아 우리 전통미를 한껏 뽐낸다.

맥간공예는 보릿대를 갈라 펼친 뒤 도안에 따라 오려붙이고 표면에 칠을 하는 공예로 주로 전통문양의 도안이 대부분인데 이번 전시에서는 미국 팝아트 작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맥간공예로 전환시킨 노금옥(40)씨의 작품이 특히 눈길을 끈다.

팝아트라는 현대적 도안에 모자이크 기법과 전통적인 목칠공예법을 가미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라는 의미를 담았다.

서예와 전각 수강생 김옥현(54)씨는 고은 시인의 ‘그 꽃’을 붓글씨로 옮기고 직접 전각을 파 낙관을 찍었다. 조선시대 ‘민체’를 기본으로 한 글씨에서는 민족특유의 정감이 느껴진다.

김씨는 “목표지향적인 현대인들에게 주변의 것을 소중히 여기자는 마음을 담아 고은 시인의 시를 선택했다”고 시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이민수 청주박물관 학예사는 “전문작가들의 작품은 아니지만 작품의 기품이나 정갈함, 아름다움은 그 못지않아 관람객들의 마음을 위로한다”며 “많은 시민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문화교실에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주박물관은 그동안 맥간, 전각, 민화, 매난국죽, 사군자 등의 전통문화교실을 운영해왔으며 수강생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매년 3가지 수업을 선정하는 이 프로그램은 전통문화의 우수성,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다.

문의=☏043-229-6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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