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떼었다 붙였다’ 네 차례…제헌사상 최초 남부권과 묶여
20대 총선 선거구 확정 ‘중부3군, 남부4군’ 명칭변경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에 ‘공룡 선거구’가 탄생됐다. 괴산군이 남부3군(보은·옥천·영동) 선거구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오는 4월 13일 실시되는 20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안이 선거일을 42일 앞둔 2일 밤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선거구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괴산은 인구 하한기준(14만명)에 미달하는 보은·옥천·영동(13만7647명)에 포함됐다.

보은·옥천·영동·괴산 등 4개 군에 걸친 전체 면적만 2800여㎢로 서울시의 4배가 넘는다. ‘인구’를 중심으로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결과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 1명이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리적 여건과 역사적 배경, 교통, 생활문화적 환경, 경제활동 범위 등 모든 면이 전혀 다른 괴산 주민들은 각종 논의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괴산과 남부3군은 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 이후 처음으로 한 선거구로 묶였다. 68년 만에 ‘어색한 동거’에 들어간 셈이다.

괴산은 그동안 네 차례에 걸쳐 붙이고 나눠지는 선거구 흑역사가 이어져 왔다.

도내 12개 선거구로 시작된 1대 총선부터 소선거구제로 치러진 7대(1967년)·8대(1971년) 총선까지 괴산은 독립선거구를 유지했다. 소선거구제로 치러질 당시 충북 선거구는 20대 총선과 같은 8곳이 있었다.

하지만 중선거구제가 도입된 9대(1973년) 총선에서 진천·음성군과 통합돼 충북 4선거구로 재편됐다.

이 같은 중선거구제는 12대(1985년) 총선까지 이어지다 13대(1988년) 총선에서 다시 소선거구제가 도입되면서 괴산은 다시 독립 선거구로 바뀌었다.

그러나 16년 만에 독립 선거구의 막이 내렸다. 2004년 16대 총선에서 진천·음성군과 다시 하나의 선거구로 묶였다.

2008년 실시된 17대 총선에서 2003년 괴산에서 분리돼 ‘자치단체’의 꿈을 이룬 증평군이 가세하면서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로 재편됐다.

20대 총선에서 괴산은 남부3군과 합쳐지면서 중부4군 시대는 다시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안으로 충북 중부4군은 ‘중부3군’으로, 남부3군은 ‘남부4군’으로 명칭도 바뀐다.

중부3군, 남부4군은 선거구 고유 명칭이 아니라 2004년 17대 총선 때부터 행정 편의상 이같이 불러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중부3군은 ‘증평·진천·음성 선거구’, 남부4군은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로 불러야 적확한 표현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통과와 동시에 바뀐 선거구를 적용해 선거통계시스템도 변경했다.

충북선관위는 선거구 조정에 따라 3일부터 10일 동안 양 선거구에 한해 예비후보자 재등록 신고도 받는다.

예전 중부4군에 등록한 예비후보자는 이 기간 보은·옥천·영동·괴산으로 선거구를 변경하려면 선관위에 신고해 재등록할 수 있다.▶관련기사 2면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