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장암 세포 증식에 영향을 주는 효소를 억제해 대장암을 치료하는 후보물질을 개발, 신약 개발 상용화 연구를 추진한다.

한국화학연구원(KRICT)은 3일 제약업체 에스티팜㈜와 공동으로 개발한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을 이 회사에 완전히 이전해 신약개발 상용화 연구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물질은 암세포 증식을 일으키는 신호전달 과정 중 특정 부분을 중간에서 억제,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체내 유전자 돌연변이로 '윈트'(Wnt)라는 신호전달 과정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베타카테닌'이라는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대장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액신'이라는 물질이 베타카테닌을 분해해 암 발현을 막게 된다.

연구진은 체내에 어떤 이유로 탄키라제라는 효소가 과도하게 분비되면 액신이 줄면서 베타카테닌이 증가하게 된다며 새로 개발한 후보물질은 탄키라제 효소를 억제해 액신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대장암 치료는 대부분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으로 이뤄지는데 항암화학요법은 독성과 부작용이 많으며, 또 다른 치료법인 표적치료법으로 '얼비툭스 주사제'가 쓰이지만 매우 비싸고 대장암 환자의 40∼50%를 차지하는 대장암 유발 유전자(KRAS)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는 치료가 어렵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탄키라제 효소 억제 메커니즘은 2009년 '네이처'에 게재된 후 치료 효과에 주목한 연구자들이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으나 아직 임상시험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은 없다.

화학연과 에스티팜㈜은 2년간 공동연구로 화합물 합성, 약효검색, 약동력학 등 최적화 연구를 통해 후보물질을 도출, 국내특허 2건과 국제특허 2건을 공동출원했다.

연구진은 이 후보물질이 대장암 동물모델 시험에서 우수한 암세포 성장억제 효과를 나타냈고 탄키라제 유사 요소인 PARP-1는 억제하지 않고 탄키라제만 억제한다며 안전성 면에서도 우수할 것으로 예측했다.

에스티팜㈜는 대량 시료생산을 위한 공정개발과 후보물질의 체내 흡수를 돕기 위한 제제연구, 약동력학·약력학 시험을 통한 안전성 평가를 수행 중이라며 신속한 해외임상을 통해 후보물질의 상품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정녕 화학연 의약화학연구센터장은 "현재 대장암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지속적인 신약개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에 개발된 후보물질이 향후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해 대장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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