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호(시인/세종시사진예술회회장)

▲ 김일호(시인/세종시사진예술회회장)

“정치하는 사람들 모두가 저 모양새니 민생이 고달픈 겨...”
텔레비전 뉴스를 뚫어져라 바라보시던 어느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 꽃샘추위보다 더 시리도록 가슴을 파고들었다.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국민들의 시선이 그만큼 싸늘하다는 것이다.
4월 13일 치러지는 20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희망이 없다고 얘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그들에게서 희망을 찾는다. 선량한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눈에 밟히고 양심으로 쌓여 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게 다시 한 번 정치인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는 건지 정답을 찾지 못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OECD국가 중 우리나라 자살률이 1위로 12년 째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알코올, 게임, 마약중독 등 4대 중독자가 290만여 명에 달하고 있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10명의 국민 중 3명 이상이 빈곤을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
얼마나 삶이 힘들었으면 스스로 목숨을 버렸을까?. 죽을 용기가 있었으면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하는 얘기는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는 선량한 다수 국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아닐까?.
선진 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 같은 겉만 화려한 국력의 뒤편에 국민들의 속은 점점 검게 타들어 가고 무엇으로도 쉽게 채워지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이는 정치인만 탓할 수 없다. 능력 없는 사람을 공복으로 선택해 자리에 앉도록 만들어준 우리 자신의 책임도 적지 않다.
그래서 선거는 똑바로 잘해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선출된 정치인들은 무한책임으로 국민들의 삶을 복되게 채워줘야 한다.
입춘절기가 훨씬 지났음에도 요즘 며칠 꽃샘추위 기세가 등등했다.
그러나 남도에서는 영하의 기온을 밑도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람꽃, 노루귀꽃, 산수유, 홍매화가 웃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견디어 내야 할 겨울의 길이가 그토록 길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어느새 봄의 기운이 우리의 삶속에 움트기 시작했다.
앞길에 드리웠던 겨울 그림자도 점점 짧아지고 뜨락에 내리는 햇살도 더욱 눈부시게 묻어날 것이다.
그렇게 다가온 봄은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존귀한 생명과 희망으로 오색 빛 꽃들과 푸른 들판으로 피어날 것이다.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고 한다. 이 땅에 힘들지 않은 목숨이 어디 있으랴. 오늘에 드리운 가난과 질병의 고통 그리고 갈등과 불신의 그림자를 거두어내는 것은 첫째 자신의 몫이다.
하지만 그러한 삶을 보듬고 지켜주는 역할은 정치인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맡아주어야 한다.
다가오는 4월 13일 봄 마중 길에 한 표 한 표 올바른 선택만이 우리의 희망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당당한 권리행사를 해야 한다.
똑똑한 사람보다는 똑바른 사람을 뽑아야만 국민들의 가슴에 진정한 봄이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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