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만에 '한국롯데 모태' 롯데제과 이사 퇴진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룹 계열사 이사직에서 하나씩 물러나며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스스로 물러나는 게 아니라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의 조치에 따른 것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워낙 고령(95세)인데다가 최근 성년후견인(대리인) 지정 여부까지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상법상 주식회사의 등기 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하기 불가능하다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롯데제과는 이달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과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민명기 롯데제과 건과영업본부장을 새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7일 공시했다.

하지만 이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재선임은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신 총괄회장이 1967년 롯데제과 설립 이후 49년만에 한국 롯데그룹의 뿌리인 롯데제과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는 뜻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2011년 2월 차남 신동빈 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임명하면서 사실상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여러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있으면서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는 갖고 있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제과·호텔롯데·롯데쇼핑·부산롯데호텔·자이언츠구단 등 한국 주요 계열사와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을 유지해왔다.

심지어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7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한·일 롯데를 모두 장악한 이후에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사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대리인) 지정이 논의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주식회사 이사직을 그대로 두는데 롯데그룹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계열사별로 임기가 끝나는대로 신격호 총괄회장은 차례차례 이사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각 계열사의 신 총괄회장 임기는 △호텔롯데 2016년 3월 28일 △롯데쇼핑 2017년 3월 20일 △부산롯데호텔 2016년 11월 △자이언츠 2017년 5월 △롯데건설 2017년 3월 26일 △롯데알미늄 2017년 8월 10일 등이다.

다시 말해 내년에는 롯데 전 계열사의 등기이사 명단에서 신 총괄회장의 이름은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신 총괄회장의 지분은 만약 성년후견인이 지정되면 대리인과 법원이 관리하고 차후 가족 등에게 배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총괄회장은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등에 1% 안팎의 지분을 갖고 있고, 한국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쇼핑(0.93%)·롯데제과(6.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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