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한 남편을 위해 노래하는 귀족 부인의 웃픈 도전

(연합뉴스)그는 음치였다. 그러나 그가 음치라고 그에게 말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벌거벗은 임금님’이었다.

영화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은 누구보다 노래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으나 실력은 전혀 이에 미치지 못했던 한 귀족 부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20년대 프랑스 파리 거대한 뒤몽 남작 저택에서 자선 음악회가 열린다. 여러 성악가가 노래를 마친 후 마지막 차례는 남작 부인인 마가렛트(까뜨리느 프로).

그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을 부르기 시작하자 청중들의 표정은 묘하게 일그러진다.

그러나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한다. 다들 마가렛트에게 최고라고 칭찬한다. 아무도 그가 음치라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남작 부인이 엄청나게 부자이기 때문이다. 굳이 노래를 엄청 못 부른다고 말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한 기자가 그의 공연을 호평하면서부터 비롯됐다. 루시앙(실뱅 디유에드)이 마가렛트의 돈을 노리고 그의 호감을 사고자 기사를 썼는데 마가렛트는 이 기사에 용기를 얻어 정식으로 공연하겠다고 나선 것.

그동안 마가렛트는 자선 음악회와 같이 소수의 청중을 대상으로 공연했을 뿐 일반 대중을 상대로 노래를 부른 적이 없었다.

왕년의 잘 나가던 오페라 가수인 페지니(미카엘 파우)가 모종의 협박을 받고 마가렛트의 노래 선생이 돼 그의 공연 준비를 돕는다.

남편 뒤몽 남작(앙드레 마르콩)은 공연 준비에 들뜬 부인에게 진실을 말해줘야 할지 갈등한다. 진실을 말해주면 마가렛트가 이를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됐고 실제 공연이 벌어진다면 부인의 음치공연에 따른 수치심을 자신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가 우려됐다.

마가렛트는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을까, 그리고 공연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영화는 ‘세계 최악의 성악가’로 알려진 플로렌스 젠킨스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영화는 인생의 역설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마가렛트는 노래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나 실력은 비참하게도 형편없다. 마가렛트는 진심으로 노래하지만 청중은 거짓으로 그의 노래를 평가한다. 마가렛트는 남편이 자기를 봐 주기를 원해 노래를 부르지만 남편은 그의 노래 때문에, 음치인 그를 견딜 수 없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운다.

1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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