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사비스 "스마트폰 개인비서 서비스가 구글의 미래 핵심 서비스"

사상 최초로 세계 최정상급의 인간 프로 바둑 기사를 물리친 인공지능(AI)으로 기록된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다음 행보는 무얼까.

15일 외신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알파고의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다음 도전 대상으로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딘 구글의 수석연구원(시니어 펠로)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머신 러닝(기계학습)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딥마인드팀이 AI를) 스타크래프트에 접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럼 구글은 인공지능을 게임에만 활용할 계획인 걸까? 알파고 개발사인 영국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허사비스의 발언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허사비스는 최근 IT 전문매체 더 버지(Verge)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관심사로 건강관리(healthcare)와 스마트폰 개인비서 서비스 등을 꼽았다.

특히 애플의 '시리'(Siri)와 비슷한 스마트폰 개인비서 서비스는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의 미래에 핵심적 서비스"라고 지목했다고 허사비스가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허사비스는 이 서비스와 관련해 "앞으로 몇 달간 알파고 알고리즘을 이용해 말 그대로 무(無)에서 시작해 철저하게 혼자서 공부하도록 하는 방법을 시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딥 러닝은 기본적으로 학습 초기에 사람이 컴퓨터에 교과서에 해당하는 학습데이터를 주고 공부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런 간섭마저도 없애겠다는 것이다.

실제 딥마인드는 지난해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인공지능이 스스로 벽돌 깨기나 탁구, 스페이스 인베이더 같은 단순한 게임을 배우도록 한 바 있다.

말 그대로 백지의 상태에서 인공지능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원리와 규칙, 예외 등을 깨우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허사비스는 "우리는 스마트폰 개인비서가 실제로 똑똑하고 상황적 맥락을 이해하면서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개인비서는 취약한 점이 많아서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의 범위를 벗어나면 쓸모가 없어지지만, 어떤 상황에나 대처할 수 있는 범용비서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개인비서 서비스가 아주 제한적인 범위에서 쓰이고 있지만 제대로 된 비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허사비스는 "딥마인드의 신념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맨땅에서부터 상향식으로 배우고, 범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사비스는 이렇게 하려면 게임보다 훨씬 더 다양한 변수들을 입력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학습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있지 않으냐"고 답했다.

서비스 제공 시기에 대해선 "앞으로 2~3년 뒤에는 당장 미묘한 변화를 보기 시작할 것이고, 4~5년 또는 그 이상이 지난 뒤에는 기능에서 커다란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딥마인드는 최근 영국 국민건강보건서비스(NHS)와 업무협력 협정을 맺었다.

허사비스는 "(NHS와 협력의)첫 단계는 시각화나 기본적 통계 산출 같은 유용한 도구들로 의사나 간호사들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그러고 나면 좀 더 정교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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