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회개하며 기도하는 사순시기다. 부활전 전의 40일인 이 시간 동안 신앙인들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를 진 채 골고다 언덕을 오른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사랑을 되새기며 부활을 준비한다. 사순시기 동안 묵상, 기도와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세권을 준비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만났습니다.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가톨릭교회와 언론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크리스토프 쇤보른 오스트리아 빈 교구 교구장 추기경이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전한다. 자비의 특별 희년인 올해 읽으면 특히 좋을 만한 책이다.

1차 ‘하느님 자비의 세계 사도대회’를 준비하고 주관한 바 있는 크리스토프 쇤보른 추기경은 이 행사를 계기로 빈의 성 성 스테파노 대성당에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교리 강좌를 매달 개최했다. 이 책은 강좌 내용을 9개의 주제로 간추려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천주교가 부활 제2주일에 실시하는 하느님의 자비 주일의 기원이 되는 파우스티나 성녀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신심을 신학적으로 조명한다.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교리적, 신학적 해설을 함으로써 신자들이 자비에 대한 신심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책을 통해 독자에게 ‘하느님의 자비는 이기적이고 편협한 인간의 마음보다 크고 넓다. 그리고 지금도 아낌없이 인간에게 베풀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바오로딸. 268쪽. 1만원.

●풀턴 쉰의 묵상 스케치

분 단위로 흘러가는 일상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게 된다. 내게 진정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서는 빠른 일상의 흐름에서 잠시 비켜 서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 시간 동안 신자들은 비로소 하느님의 존재를 깨달을 수 있다.

‘풀턴 쉰의 묵상 스케치’는 20세기 미국인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성직자로 손꼽히는 풀턴 쉰 대주교가 바쁜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풀턴 쉰 대주교가 생전에 남긴 짧은 말과 글 중 120개를 골라 실었다. ‘하느님께 용서를 청한다고 해서 그를 도피주의자라 부르는 건, 집에 불이 나서 소방서에 연락한다는 이유로 그 집주인을 도피주의자라고 부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묵상 중에는 혀보다 영혼의 귀가 훨씬 중요합니다’ 등의 글이 신앙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의 묵상은 짧고 간결하면서도 깊은 생각이 담겨 있어 읽을수록 새로움을 던져 준다.

성시간, 성체조배, 개인 기도를 할 때 함께하기 좋은 책이다. 매일 묵상하는 삶, 하느님과 더 가까이 지내는 삶으로 독자들을 이끌어 준다.

가톨릭출판사. 280쪽. 1만원.

●다 이루어졌다.

천주교 신자들은 매년 성금요일 수난예식 때마다 요한복음 수난기(요한 18, 1-19, 42)를 듣게 된다. 이 책은 요한복음 수난기를 사순절 기간 40일 동안 나눠 묵상하고 공부하며 실천하도록 함으로서 신자들이 그 말씀을 더욱 풍요롭고 새롭게 이해하도록 한다.

책은 40일간의 여정으로 구성된다. 매일매일 성경 구절과 함께 이에 대한 설명, 기도와 실천사항이 담겼다. 실천사항은 ‘징검다리’라는 이름으로 제시된다. 3일째 징검다리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용기 있게 고백하기’, 19일째 징검다리는 ‘성당이나 직장, 가정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가장 더러운 곳을 청소하기’, 31일째 징검다리는 ‘하룻동안 커피나 차, 술을 마시지 않고 금액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기’ 등이다. 요한복음 수난기 묵상을 통해 징검다리를 건너가다 보면 어느새 가까이 계시는 예수님을 기쁘게 만날 수 있다.

저자인 제주교구 소속 한재호 신부(광주가톨릭 신학대 교수)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패배’가 아니라 ‘승리’”라며 “이 오묘한 십자가의 여정에 이 책과 동행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바오로딸. 188쪽.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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