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문턱에 올라선 네 청년의 방황과 우정

(연합뉴스)서울의 서북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수색동. 윤성(맹세창), 상우(공명), 원석(이태환), 호영(이진성) 등 네 청춘은 서로의 가족까지도 잘 아는 친한 친구사이다.

가난한 동네에 사는 이들의 장래는 그리 밝지 않는다. 윤성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친구들이 있는 특성화고로 전학간다.

어차피 졸업하고서 모친이 하는 채소가게를 물려받아야 할 인생인데 굳이 인문계 고교에 다니며 주변에 피해를 끼치기 싫다는 것이 윤성의 생각이었다.

상우는 아버지 따라 고물을 수집한다. 호영은 현장실습 나간 공장에 눌러앉는다.

원석은 우연히 알게 된 재개발업자의 일을 돕는다. 수색동은 인근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건설과 관련해 재개발된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돌며 재개발 업자들이 이곳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넷은 평소와 같이 밤에 불광천 둔치에서 술을 마시다가 상우와 원석이 여자 문제로 다툰다.

몸싸움 끝에 원석이 하천가로 굴러 떨어진다. 원석은 허리를 심하게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다.

이 사고를 계기로 넷의 우정이 금이 가기 시작한다. 죄책감에 빠진 상우는 방황하며 크고 작은 사고를 치고, 친구와 가족들은 그런 상우를 이해하지 못한다.

영화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의 문턱에 올라선 청춘들이 친구들 사이에서조차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나머지 비극적 상황으로 치닫는 과정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네 캐릭터가 살아있어 이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는 관계를 보는 재미도 있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한국영화시나리오마켓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격한 감정의 표현, 과도한 욕설 등 ‘날 것 그대로’의 청춘이 담겨 있어 일부 관객들은 불편할 수 있다.

3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1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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