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대가족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에피소드

 

(연합뉴스)왁자지껄하면서도 따뜻한 정이 넘치는 그리스 대가족이 돌아왔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 2’가 국내 관객을 찾아간다. 전편이 개봉한 지 무려 14년 만의 일이다.

전편인 ‘나의 그리스식 웨딩’(2002)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성공을 거뒀다. 불과 500만달러의 제작비로 만든 이 영화는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38주간 상위 10위에 머물며 3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그리스 여자와 미국인 남자가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문화적 충돌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내서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 2’에는 전편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그대로 나와 전편의 향수를 자극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한 툴라(니아 발다로스)와 이안(존 코베트) 부부, 모든 것은 그리스에서 기원했다며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툴라의 아버지 거스(마이클 콘스탄틴)와 호탕한 매력의 어머니 마리아(레이니 카잔) 등이 바로 그들.

여기에 툴라·이안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10대 소녀 패리스(엘레나 캠푸리스)가 새롭게 합류했다.

영화는 전편으로부터 17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를 다룬다. 크게 툴라 부모의 재혼과 패리스의 독립이란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자는 혼인신고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을 거스가 발견하면서 비롯되고, 후자는 고등학교 졸업반이 된 패리스가 참견 많은 가족으로부터 떨어진 대학교로 진학하려다가 불거진다.

예전과 같은 사람들이 예전과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나 ‘2%’ 부족한 느낌을 준다. 문화적 이질감에서 오는 웃음이 빠져서다. 이는 전작의 성공 요인이자 전작을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 구별해주는 지점이기도 했다.

또 그리스 가족의 3대인 패리스의 에피소드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점도 아쉽다. 새로운 세대가 이 그리스 대가족에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켰다면 신선한 이야기가 진행됐을 법하다.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9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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