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안한다며 방사선사에 폭언·폭행 ‘갑질’... 병원측 "사실관계 여부 확인 중"

▲ 지난 24일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C교수가 혈관조영실 직원 J씨를 폭행한 영상의학과 투시촬영실 앞.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서울대출신의 충북대병원 교수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일반 직원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8시 30분께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인 C(52)씨는 이 병원 본관 1층 영상의학과 투시촬영실 앞에서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로 혈관조영실 방사선사 J(36)씨를 폭행했다.

이날 폭행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한 환자의 보호자는 “의사인 C씨가 J씨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앞으로 고개 들고 다니지 말고 다녀라’라는 말과 함께 손으로 어깨를 밀치고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려 한 뒤 목을 촬영실 벽에 수차례 부딪치게 했다”며 “병을 고치는 의사가 이성을 잃고 젊은 직원을 폭행한 것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C씨는 동양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6년 전 업무적 오해로 인해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J씨가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나가자 충동적으로 일어난 개인적인 일”이라며 “폭행 이후 J씨에게 사과하려고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C씨는 현재 대한 간학회 대전충청지회 회장, 충북대학교 의대교수 권익을 위한 비대위원장직 등을 맡고 있다.

폭행 당시의 장면은 이 병원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녹화돼 있으며 폭행영상자료는 병원 노조측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병가중인 J씨는 이번 폭행으로 머리와 목, 다리 등을 다쳤고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C교수가 이전에도 J씨에 대한 폭언과 폭행이 잦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J씨가 몹시 힘들어 했다”고 토로했다.

충북대병원 대외협력실 관계자는 “아직 사실관계 여부를 확인 중에 있기 때문에 병원 입장이나 관련된 내용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은 C교수의 폭력행위와 피해 정도 등 조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처벌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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