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EBS 리얼극장 행복

(연합뉴스)성우 배한성(70)에게 둘째 딸 우리(40)씨는 ‘아픈 손가락’이라고 한다.

아내와 사별한 배한성은 둘째 딸이 고등학생일 때 자신보다 17살이나 어린 지금의 부인과 재혼했다.

아버지보다 17살이나 어려 그냥 언니로 알고 지내다 새어머니가 된 분을 딸은 어머니라는 호칭이 낯설어 대신 ‘마더’라고 불렀다. 또 새어머니가 오면서 친어머니가 누군가에게 불편한 존재가 되는 게 싫다며 어머니 사진을 언니와 나눠서 간직했다.

심지어 우리 씨는 2006년 젊은 나이에 유방암에 걸렸지만 아버지가 걱정할까 봐 병을 숨겼고, 시간이 흘러 암을 극복한 과정을 책으로 내면서 그제야 배한성은 딸의 투병 사실을 알았다.

배한성은 어째서 딸이 자신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는지, 친엄마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

EBS 1TV ‘리얼극장 행복’은 29일 밤 10시45분 배한성과 둘째 딸이 함께 떠난 여행에서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28일 밝혔다.

대학교 3학년 때 갑자기 파리로 가겠다고 선언한 우리 씨는 이후 19년이나 돌아오지 않았다.

딸이 파리로 가고 주위에선 말들이 많았다. 그녀가 좋아서 떠난 유학임에도, 새엄마 때문에 애가 도피하듯 간 게 아니냐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우리 씨는 “오히려 새엄마에겐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아버지가 이제 재혼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버렸으면 한다”고 말한다.

이들 부녀는 3년 만에 이번 여행지 캄보디아에서 만났다.

제작진은 “오랜 기간 자주 못 봤던 만큼 서로의 입장이나 가치관은 다르지만 두 사람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서로의 행복이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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