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이세돌과의 바둑대국 덕분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지고 있다.

미국 의료포털 웹엠디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드넓은 우주처럼 신비로운 미지의 영역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보다 앞으로 알아내야 할 부분들이 무한대라는 것이다. 인공지능시대가 열리면서 인간에게 도전장을 내민 기계까지 등장했다.

50년 전에 프랑스 작가 앙드레 모루아가 ‘두 낫싱 섬’ 얘기를 썼다. 두 낫싱(Do nothing),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온도가 일정한 병원에 누워 살아간다. 다른 일은 중앙 컴퓨터가 도맡는다. 음식, 속옷, 약도 로봇이 배달한다. 주민은 섹스와 잠을 빼고 온종일 TV만 본다. TV는 과거 인간 작품을 모두 빅데이터에 넣고 거기서 새 조합을 끝없이 엮어낸다. 재편성 무한 드라마다.

이런 소설같은 이야기가 급속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매스컴에서 인공지능이 쓴 단편소설 두 편이 일본 SF 문학상 예심을 통과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일본에서 인공지능이 쓴 소설 두 편이 니혼게이자이신문사가 주최하는 공상과학소설 공모전에서 1심을 통과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예술을 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서 창작물. 문학, 미술, 영화, 연극, 뮤지컬 같은 것들을 인공지능이 만들 수 있을까? 실제로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해 예술계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구글이 개발한 그림 그리는 인공지능 ‘딥 드림(Deep Dream)’의 작품은 주어진 이미지를 보고, 이를 재해석해 그린 추상화 29점을 팔아 9만 7000달러, 우리 돈으로 1억1500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딥 드림은 주어진 이미지를 보고, 이를 재해석해 추상화 형식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예일대가 개발한 인공지능 ‘쿨리타’가 작곡한 피아노곡은 거장의 음악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고유영역이라 할 수 있는 창의성인 예술분야에 까지 인공지능이 발을 디딘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장인 장병탁교수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음악성이나 작곡의 패턴을 찾아 잘 결합함으로써 한 사람의 작곡가가 창조해내기 어려운 부분까지 인공지능이 생성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정교한 재조합에 불과할 뿐 창작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인공지능의 예술이란 통계적으로 수많은 사례들을 분석해서 내놓은 어떤 결과물일 뿐이다. 어떤 사진을 고흐의 작가풍의 데이터를 입력된 프로그램에 의해 변환시켜 나타난 것을 과연 작품이라 할 수 있겠는가. 예술은 오로지 인간만이 영위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예술을 창조한다는 것 자체가어떤 개념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인공지능이 예술을 한다는 것은 다만 흉내만 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그려낸 그림이나 음악등에 호기심을 갖고 선호하고 열광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음악이나 그림이 어떤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없다. 하다못해 소세지도 수제소세지가 가격이 비싸고, 정교한 기계자수보다 손수 한땀한땀 수놓은 자수가 그 가치가 높지 않은가. 인공지능이 제작한 예술작품은 작품이 아니라 그냥 작업의 결과인 제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류의 목숨을 구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 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필연적으로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에 나오는 강한 인공지능으로까지 진화할 수밖에 없어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특정집단이 인류문명의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지식의 정보화와 과학기술의 독점을 넘어 인간의 고유영역인 예술에 까지 넘보고 이윤의 극대화만을 추구한다면 결국 인간의 존엄성에 치명적인 위험을 가져올 것이다.

물론 인간이 인공지능의 능력을 빌어 예술활동에 이용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람이 직접 연주를 하고, 사람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쓰는 그런 작품에만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불확실성의 미래시대를 대비하여 인간본연의 정신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의 고유영역인 예술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예술을 한다는 일부 특정집단의 그런 사기극에 휘말리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