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청주에 거주하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 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해 경찰들이 발벗고 나섰다.

지난 24일 청원경찰서는 오창중앙병원과 탈북민·결혼이주여성의 의료비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제때 병원진료를 받지 못하는 탈북민과 결혼이주여성은 무료로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날 업무협약식에는 많은 탈북민들과 결혼이주여성들도 함께했다. 탈북민 A씨는 “돈이 없어 치료도 못 받고, 아파도 참고 있었다”며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협약식이 끝나갈 때 쯤 탈북민 대표인 B씨가 갑작스럽게 눈물을 흘렸다. 금세 협약식 자리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아마 이들이 말하지 않아도 자리에 있던 모든 관계자들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병원 관계자들도 이들의 눈물어린 진심에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아프면 언제든지 병원을 찾아달라”고 위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상당경찰서와 서원·흥덕정신건강증진센터는 30일 탈북민 자살·4대 사회악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북한이탈주민은 정신건강척도검사, 스트레스관리 등 정신건강치료를 무료로 받게 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은 일반인에 비해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10배 가까이 높다.

이는 탈북민들이 북한 또는 탈북 과정에서 기아, 고문, 폭력, 인신매매 등 충격적 사건을 직접 겪거나 공개처형과 같이 끔찍한 장면을 본 것들이 심리적 상처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밖에도 국내에 정착해서 한국사회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해 심리적 불안감 속에 사는 것도 병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 같다.

청주의 각 경찰서와 병원들의 이 같은 협약이 탈북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청주에 정착하면서 보다 나은 삶이되길 바랄 뿐이다. <신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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