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명 후보 약속, 20명 거의 게재 안 해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내 총선 후보들이 ‘선기비용 실시간 공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와 후보들에 따르면 4.13 총선 후보들이 선거비용 수입·지출액 등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이 이를 토대로 ‘선거 투명성’을 따져보기는 어렵다.

이는 선거비용 공개가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라 후보 측의 자율에 따른 것이어서 공개 기간이나 내역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는 실시간 공개를 약속하고도 선거 비용의 수입·지출 내역을 단 한 줄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선거관위에 따르면 도내 총선 후보 26명 중 1명을 제외한 25명이 선거비용 실시간 공개를 약속했다.

공개 대상은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15일 이후의 모든 수입·지출 내역이다. 중앙선관위는 그 내역을 지난달 31일부터 정치자금공개시스템(http://ecost.nec.go.kr)에 게재하고 있다.

선거자금 공개는 수입·지출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권자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추진됐다. 후보자 선택 때 반영하라는 얘기다.

그러나 내역 공개를 약속한 25명 중 5명의 후보는 공개시스템 가동 후 닷새째가 됐지만 내역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모 후보 측은 “손이 모자라 수입·지출 내역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정치자금 공개시스템에 게재된 수입·지출 공개 내역이나 기간 역시 정해진 기준 없이 들쭉날쭉하다.

상당 선거구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는 2월 11∼17일 선거비용 외 수입·지출 내역만 공개하는 데 그쳤다. 지난 2월 3일 예비후보 등록 이후 지금까지 선거비용 수입·지출 내역은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한범덕 후보는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친반통일당 한대수 후보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의 선거비용 및 선거비용외 수입·지출을 공개했다.

청주 상당구 3명의 후보만 놓고 봐도 공개 과목(科目)이나 기간이 모두 달라 선거비용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얼마나 썼는지를 비교하는 게 불가능하다.

다른 선거구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예비후보 등록 후 보름이나 한 달 정도 수입·지출 내역을 입력하다가 그만둔 후보가 많다. 심지어 하루나 이틀치만 입력한 후보들도 눈에 띈다.

이는 후보가 선거운동에 소요되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어디에 썼는지를 유권자가 확인, 한 표를 행사하는데 참고하라고 중앙선관위가 마련한 이 시스템이 후보를 변별하는데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새누리당 송태영(청주 흥덕) 후보, 더민주 한범덕(청주 상당)·오제세(청주 서원)·변재일(청주 청원)·이후삼(제천·단양) 후보 등이 비교적 성실하게 선거비용 내역을 공개했다.

충북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비용 등의 수입·지출 내역을 실시간 공개하도록 후보들에게 다시 한 번 공지할 것”이라며 “의무 조항은 아니어서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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