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김무성·이인제, 더민주 김종인·문재인 ‘투트랙’ 전략
청주 상당·흥덕·서원·청원 초 접전지역 연일 화력 집중

▲ 7일 충북지역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나선 김종인 당 대표가 제천시 신화당약국 앞에서 이후삼(제천·단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 장승주 기자>

(동양일보 지영수/제천 장승주 기자) 4.13 총선이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여·야 지도부가 전략요충지로 바뀐 ‘충북’의 민심을 잡기 위해 연일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충북 전체 8석 중 절반을 차지하는 청주 4개 선거구에서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접전이 펼쳐지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여·야 모두 ‘집토끼’ 단속과 ‘산토끼’ 차지를 위해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온 충북, 그 중에도 심장부인 청주를 장악해야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여·야의 셈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7일 충북 종단 지원 유세를 가졌다. 그의 청주 방문은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4일 다녀간 지 사흘 만이다.

그는 이날 제천·충주를 거쳐 오후 7시 30분 충북의 정치1번지 청주 상당구 성안길에서 한범덕(상당)·오제세(서원)·도종환(흥덕)·변재일(청원) 후보와 함께 합동 유세를 펼쳤다.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에도 충북을 방문했다. 선거구가 강제 조정돼 불만의 목소리가 큰 괴산에서 충북 총선 출정식을 치렀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청주권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더민주 충북도당은 정치적 색깔을 달리하는 지도부가 성향이 다른 지지층을 모두 붙잡으려는 ‘투트랙’ 전략으로 보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진보적인 젊은층을, 김 대표는 보수성향의 노장층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유세 동선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일 오제세(청주 서원)·도종환(청주 흥덕) 후보와 함께 청주 사창동과 복대동 일대를 돌았다. 이곳은 충북대와 청주산업단지가 있어 젊은층 유권자가 많은 지역이다.

반면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에는 농촌지역인 괴산·진천을 공략했고, 7일 청주 지원유세는 상당구 성안길에서 했다. 젊은층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청주에서 유권자 성향이 가장 보수적인데다 3선의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가 버티는 지역구다.

새누리당 역시 김무성 대표와 이인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5일과 6일 잇따라 충북을 방문, 표몰이 행보를 펼쳤다.

김 대표는 성안길을 비롯해 청주지역 곳곳을 누비며 청주권 후보들과 합동 유세를 통해 세과시와 ‘대세론’ 형성에 힘썼다.

김 대표는 당시 “지난 공천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실망을 한 나머지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많은 분이 투표하러 가지 않는다고 한다”며 “야당이 승리하면 박근혜 정부가 식물 정부가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외가가 충북 옥천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유세로, 박 대통령 마케팅을 통해 지지층은 물론 여당에 실망해 이탈한 중도층을 돌려세우려는 전략이었다.

반면 이 위원장은 청주대 정문과 분평동 사거리, 복대동 사거리 등을 후보들과 돌며 거리 릴레이 유세로 후보들을 ‘실속’있게 챙겼다.

충청 출신 이 위원장은 ‘청주 역할론’을 부각했다. 청주시민이 진정한 일꾼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 유권자를 잡기 위한 ‘안보론’도 펼쳤다. 그는 “야당이 틈만 나면 북한 정권을 두둔한다”며 “이런 세력이 국민의 생명을 지켜낼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보를 튼튼하게 하고, 경제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할 일꾼을 뽑아달라고 새누리당 후보 지지도 호소했다.

하루 전 청주를 방문한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새누리당 역시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이 역할을 분담한 모양새다.

김 대표가 지지층과 중도 성향을 아우르며 공략에 나섰다면, 이 위원장은 확실한 ‘집토끼’인 지지층의 이탈을 막는 데 주력한 것이다.

여·야 지도층이 순차적으로 청주를 방문, 지지를 호소한 결과가 얼마나 유효했는지는 오는 13일 치러질 투표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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