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자식 잃은 네 아빠의 다큐멘터리

(연합뉴스)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한국사회의 문제를 진단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한다.

영화 ‘업사이드 다운’(Upside Down)은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아버지 네 명의 시선을 통해 ‘상식이 전복된’ 한국사회를 이야기한다. ‘업사이드 다운’은 아래위가 거꾸로 뒤집혔다는 뜻이다.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아버지 박영우, 한복남, 김현동, 제삼열 씨는 왜 배가 침몰해야만 했는지, 왜 아이들이 차가운 몸으로 돌아와야만 했는지를 묻는다.

제삼열 씨는 아들 세호 군이 배 밖에서 사진을 찍다가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 때문에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에 마음이 찢어진다.

박영우 씨는 외교관과 판사를 꿈꾸던 딸 성빈 양이 수학여행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옷가지를 방 안 가득 늘어놓았던 기억을 지우지 못한다.

김현동 씨는 어릴 때 애교가 많았던 딸 다영 양과의 마지막 대화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한복남 씨는 딸 고운 양이 웃음도 많고 먹는 것도 좋아했다며, 경제적 어려움 속에 보낸 수학여행이 딸과 마지막 순간이었다며 눈물을 삼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이들 아버지의 육성과 눈물은 먹먹한 울림을 준다.

여기에 권영국 인권 변호사, 변상욱 CBS 대기자, 공정식 코바범죄연구소 심리학 박사,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교수,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 조 버간티노 뉴잉글랜드 탐사저널리즘 센터장 등 총 16명의 전문가가 등장해 한국사회를 진단한다.

세월호 2주기를 앞두고 당시 참사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고,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사회적 의미를 지닌 영화다.

세월호특별법 제정,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 연장, 세월호 인양 등 참사를 둘러싼 이슈들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은 국민의 관심에서 점점 잊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미교포 출신의 김동빈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 대부분을 충당했다.

그러나 영화적인 만듦새는 매끄럽지 못하다. 약 한 시간의 상영 시간 동안 인물 인터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같은 인물이 짧은 간격으로 반복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진다. 다큐멘터리 영화인지, 방송 다큐멘터리인지 경계도 모호하다.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성찰하겠다는 연출 의도였다면 해양경찰, 정부 관계자, 여당 의원 등 참사에 대한 다른 프레임과 목소리를 균형 있게 담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조선해양공학 교수가 공학적인 문제가 아닌 한국사회의 생명경시 풍토를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고개가 갸웃거리고, 기자가 한국언론의 취재 행태를 비판하는 부분은 대안보다는 이미 알려진 문제와 현상을 다시 지적하는데 그쳐 아쉽다.

4월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6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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