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위한 절친들의 고군분투

(연합뉴스)소재는 루게릭병으로 무겁지만 내용은 유쾌하다.

영화 ‘위대한 소원’은 삼총사 중 시한부 인생을 맞게 된 한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려고 나머지 두 친구가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환(류덕환), 남준(김동영), 갑덕(안재홍)은 같은 초·중학교를 나오고 고등학교까지 함께하게 된 죽마고우다.

그런데 삼총사의 한 축이 무너졌다. 고환이 루게릭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돼서다.

병원에서는 고환의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알렸다. 고환의 아버지(전노민)와 어머니(전미선)는 고환에게 묻는다. “혹시 하고 싶은 거 없니?”

불치병에 걸렸지만 씩씩한 고환은 부모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의아해한다.

친구가 시한부 신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고환 어머니에게 전해 들은 남준과 갑덕도 고환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혹시 하고 싶은 거 없니?”

그제야 자신이 곧 죽을 운명임을 알게 된 고환은 친구들에게 마지막 소원을 털어놓는다. 여자랑 자고 싶다, 죽어도 어른으로 죽고 싶다고.

의리의 남자 남준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같은 학교의 여학생들에게 고환과 자달라고 부탁했다가 뺨만 맞기 일쑤다. 미성년자인 이들이 과연 어떻게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을까.

‘위대한 소원’은 남대중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 자신의 경험이 영화의 모티프가 됐다.

학창시절 남 감독은 친구들과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한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하다가 한 친구가 뜬금없이 ‘섹스’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난스러운 추억으로 생각하다 몇년 전 동창회 때 그 친구가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는 그때부터 ‘현실적인 버킷리스트’를 고민하게 됐다고 남 감독은 전했다.

영화 ‘위대한 소원’은 코미디 영화를 표방하지만 코미디와 드라마가 적절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 시종일관 웃기기보다는 진지함이 중간 중간 어색하지 않게 섞여 있어 감동도 준다.

영화는 만화 ‘슬램덩크’의 장면이나 인터넷에서 유행한 대사를 패러디한 장면이 곳곳에 삽입돼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적지 않다.

영화의 도입부가 조금 길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남준과 갑덕이 고환의 마지막 소원을 듣게 되는 장면이 영화 중반부에 가서야 나온다. 시동이 늦게 걸리고 주행은 얼마 안 가 끝나는 느낌이다.

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9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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