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교통량(O)/교통양(X)

본격적인 봄꽃 축제가 시작되면서 이번 주말 고속도로 교통량이 약 400만 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때 ‘교통량’처럼 분량이나 수량의 뜻을 나타낼 때 한자어 명사 뒤에 ‘량(量)’을 붙여 표현한다. 그러나 ‘교통량’은 ‘교통양’과 혼동하여 잘못 쓰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한글 맞춤법 제12항은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음식의 양(量)이 적다.’, ‘양심(良心)의 가책을 받다.’ 에서처럼 단어의 첫머리에 오는 ‘양’은 두음 법칙을 적용하여 표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통량(交通量)’처럼 ‘량(量)’이 한자어 명사 뒤에 붙어 접미사처럼 사용될 때는 하나의 단어로 인식하여 본음대로 표기해야 한다. 이때 ‘구름양(구름量)’, ‘오존양(ozone量)’처럼 고유어와 외래어 명사 뒤에 ‘양(量)’을 붙여 쓸 때는 ‘량(量)’을 하나의 독립된 한자어 단어로 파악하여 단어의 첫머리에서와 같이 두음법칙을 적용하여 ‘양’으로 적어야 한다. 이처럼 두음법칙은 적용하는 방법에 따라 표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 올바르게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첫날 밤’과 ‘첫날밤’의 차이

‘첫날’과 ‘밤’을 띄어 쓸 때와 ‘첫날밤’으로 붙여 쓸 때 두 가지 표현은 완전히 다른 날을 가리키게 된다. 예를 들어 ‘첫날 밤/첫날밤이 기다려진다.’와 같이 쓸 경우 ‘첫날 밤’은 ‘어떤 일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날’이라는 뜻이 있는 명사 ‘첫날’을 사용한 경우로 ‘첫날의 밤’을 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회사에 처음 출근한 첫날 밤 설레서 잠을 못 이뤘다.’와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첫날밤’은 ‘결혼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밤’을 가리키는 말로 ‘신혼 첫날밤이 기다려진다.’와 같이 모두 붙여 써야 한다.

이처럼 같은 철자를 사용한다고 할지라도 띄어쓰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 문장을 쓸 때 의미에 따라 올바른 표현을 잘 골라서 사용해야 한다. ‘첫날밤’처럼 서로 다른 단어가 합쳐져 사용되다가 의미가 완전히 달라져 합성어로 굳어진 단어는 항상 붙여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청주대 국어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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