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진 작가 소설집, ‘아디오스 아툰’ 발간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김득진(58)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아디오스 아툰’이 최근 발간됐다.

작가는 현대인들의 고단한 삶을 부풀리거나 축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스스로 낮고, 춥고, 고독한 환경에서 살아왔다고 고백하는 김 작가는 자신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다루고 싶었다고 말한다.

책에는 소설 속 상황을 공유하며 그동안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들을 풀길 바라는 김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책에 실린 6편의 소설 중 ‘나홋카의 안개’는 건설현장의 일용직이나 편의점 알바를 전전하던 주인공의 이야기와 그가 러시아 나홋카 기지에서 만난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녀는 일제강점기 사할린에 징용으로 끌려온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열세살때 위안부에 끌려갔던 아픔을 지니고 있다. 그 아픔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아디오스 아툰’은 참치잡이 선단의 기관장으로 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로써 주인공 ‘나’를 비롯해 선상의 사람들이 가진 안타까운 사연들을 담았다. 주인공은 어선을 바꾸면서 과거 선상생활을 함께한 사람들의 추억을 떠올린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에는 모두 작가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다. ‘어떤 각본’은 친구의 아내에게 차용증서를 받아내려고 하는 주인공 ‘나’의 노력과 그 일화를 통해 의사소통의 힘겨움을 겪는 현대 사람들을 그려낸다.

‘보험을 갈아타다’는 ‘보험’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불안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사일로를 고치다’에서는 자본주의 시대에 소외되고 있는 인간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오래된 집’은 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로 주인공이 유년시절 겪은 아픈 가족사에 영향 받아 어두운 현재를 살아가는 주인공의 상황을 풀어내고 있다.

김 작가는 현대인의 불안과 고단한 삶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담아내고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또 그 치유효과는 작가에게 한정되지 않고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전달된다.

6편의 작품을 통해 현대인들의 고단함과 불안함을 녹여낸 김 작가는 “삶이 어렵더라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살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득진 작가는 2014년 동양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홋카의 안개’로 등단했다. 중편소설 ‘아디오스 아툰’으로 2014년 해양문학상 최우수상을 받았고 ‘떠돌이 개’로 2015년 경북일보 문학대전 금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커피를 훔친 시’가 있다.

산지니. 211쪽. 1만3000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