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져 내리는 맞배지붕

이끼 덮인 수수 백년 회환

발아래 접히는 장삼자락 밟힌다

 

미운 벚나무

자목련을 앞지르지만

은은히 울리는 법고의 타이름이 있다

 

들녘을 휘모는 마파람의 정기

번뇌의 연줄을 흔들며

골마다 주름진 하늘을 가른다

 

잿빛 터는 목탁 소리

대웅전 돌계단에 만발한 만수향

저승은 얼마나 찬연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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