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LA 레이커스와 유타 재즈의 경기에서 ‘미스터 81’ 코비 브라이언트(38·미국)는 마지막 순간까지 코트 위의 영웅이었다.

2006년 토론토 랩터스를 상대로 한 경기에 81점을 퍼부을 정도로 득점에 욕심이 많았던 브라이언트답게 경기 시작 직후부터 공만 잡으면 슛 기회를 엿보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초반 5개의 슛이 연달아 빗나갔지만 몸이 풀린 브라이언트는 이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무려 60점을 퍼붓는 ‘역사적인 경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팀의 종료 5분41초 전 84-87을 만드는 득점부터 팀의 99점까지 17점을 연달아 혼자 올리는 ‘원맨쇼’는 그의 은퇴를 실감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LA 레이커스는 4쿼터 한때 14점 차로 끌려가며 고전했으나 브라이언트의 원맨쇼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종료 2분15초 전까지 10점을 뒤졌지만, 이때부터 브라이언트의 자유투 2개와 골밑 돌파로 90-96을 만들었고 다시 1분27초 전에는 미들슛까지 꽂으면서 4점 차까지 추격했다.

브라이언트는 종료 59초 전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앞에 놓고 던진 3점포로 1점 차를 만들어 팬들을 열광하게 했고 종료 31초를 남기고 다시 한 번 중거리포를 터뜨리며 기어이 역전까지 일궈냈다.

브라이언트는 종료 14초 전 상대 반칙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다 넣으면서 자신의 NBA에서 마지막 득점을 기록했다.

5점 차로 오히려 LA 레이커스가 앞선 종료 4.1초를 남기고 경기는 잠시 중단됐고 이때 브라이언트는 동료 선수 및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팬들에게도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브라이언트는 경기를 마친 뒤 코트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벌써 20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말문을 열며 “이렇게 선수 생활을 이어오도록 도와준 팬 여러분과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레이커스의 팬으로 자라왔기 때문에 지금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기 어렵다”며 “맘바 아웃(Mamba Out)”이라는 말로 팬들과 작별했다.

‘블랙맘바’는 맹독을 가진 코브라를 가리키는 말로 브라이언트의 애칭이다.

브라이언트는 은퇴 경기에서 최고령 한 경기 50득점 이상 선수라는 기록을 하나 더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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