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로 재탄생한 ‘백설공주’

거울 쟁탈을 놓고 벌이는 두 여왕의 싸움… 승자는?

그림형제의 동화 ‘백설공주’를 재해석해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세계를 선보인 ‘스노우 화이트 앤 헌츠맨’의 스핀오프 작품이 국내 관객을 찾는다.

영화 ‘헌츠맨: 윈터스 워’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작의 주인공인 헌츠맨 에릭(크리스 헴스워스)의 탄생 비화를 담고 있다.

전작에서 에릭은 스노우 화이트(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도와 ‘이블 퀸’ 레베나(샤를리즈 테론)를 무찌르고 거울을 차지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레베나(샤를리즈 테론)의 여동생인 프레야(에밀리 블런트)가 등장한다.

프레야는 정혼자가 있는 한 남자의 아이를 낳고서 그 남자와 함께 ‘사랑의 도주’를 떠나려 하나 그만 불행이 닥친다. 연인인 그 남자가 약속된 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프레야의 처소에 불을 질러 아이를 살해한 것.

분노한 프레야는 ‘아이스 퀸’으로 각성하고 북쪽으로 떠나 자신만의 왕국을 세운다.

그는 “아이를 키울 수 없다면 군대를 육성하겠다”며 마을에서 아이들을 납치해 ‘헌츠맨’이라는 군대를 육성, 정복 활동에 나선다.

헌츠맨의 규율은 단순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금지와 여왕에 대한 충성이다. 그러나 헌츠맨의 뛰어난 전사 에릭은 역시 뛰어난 무술실력을 지닌 사라(제시카 차스테인)와 사랑에 빠진다.

프레야는 그런 둘의 사랑을 두고 볼 수 없어 이 둘을 살해한다. 에릭은 우여곡절 끝에 살아나 전편 이후 상황을 맞게 된다.

영화에서 거울을 도난당한 스노우 화이트가 에릭에게 거울을 되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에릭은 거울을 되찾는 여정에서 죽은 줄로 알았던 연인 사라와 재회하고 난쟁이 동료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작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해 미국 아카데미상 시각효과상에 후보로 올랐던 세딕 니콜라스 트로얀이 이번엔 연출을 맡아 본격적으로 실력을 뽐내는 듯하다.

아이스 퀸이 펼치는 얼음 마법, 궁전과 울창한 삼림, 상상 속의 동식물 등 동화 속 세계를 스크린 위에 자연스럽게 구현해냈다.

두 여왕이 선보인 각종 의상, 에릭과 사라의 가죽 갑옷 등 의상도 볼만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게이샤의 추억’(2005), ‘시카고’(2002) 등으로 미국 아카데미상 의상상 부문에서 3회 수상한 콜린 앳우드가 참여했다.

볼거리에 비해 이야기가 독창적이지도 않고 구성도 치밀하지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기시감이 느껴진다. 여왕 자매와 아이스 퀸은 ‘겨울왕국’(2013)을 보는 것 같고 활을 잘 쏘는 사라는 ‘헝거게임’ 시리즈의 캣니스와 닮았다.

자매간의 갈등, 에릭과 사라의 사랑과 배신, 헌츠맨의 반란 등 영화 속 사건에 대해 ‘왜 그렇게 됐지’라고 꼼꼼하게 따져 물으면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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