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환 성균관대 교수팀 "비만 치료에 새 이정표"

비만이 생기도록 지방세포의 수를 늘리는데 특정 단백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은 몸속에 지방세포가 많이 축적되는 상태를 말한다. 비만이 당뇨병과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각종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만큼 비만을 치료하려는 여러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정환 성균관대 교수가 지방세포의 수를 늘려 비만을 유도하는데 단백질 'S6K1'이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S6K1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도록 관련 유전자를 아예 없애버린 쥐가 일반 쥐보다 지방이 적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단백질과 지방세포 형성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이 단백질은 지방줄기세포가 지방세포가 되도록 분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찾았다.

S6K1 단백질에 인산이 붙으면 이 단백질은 지방줄기세포의 핵 속으로 들어가 '히스톤' 단백질과 결합했다.

히스톤 단백질은 긴 실 같은 유전물질인 'DNA'를 깔끔하게 감아 놓는 '실패' 역할을 하는 것이다.

S6K1 단백질이 히스톤 단백질과 결합하자 지방줄기세포가 지방세포로 분화하지 못하도록 막는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방줄기세포가 지방세포로 변하지 못하도록 막는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지방세포의 수는 쉽게 늘어날 수 있다.

연구팀은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여 살이 찌게 한 쥐와 비만인 사람의 지방 조직에서도 같은 기전이 일어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S6K1를 못 만드는 쥐(오른쪽)는 일반 쥐(왼쪽) 보다 몸집이 작다. 지방 조직의 양 또한 반 이상 적다.

S6K1는 그동안 몸속에서 신호전달을 맡는 단백질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 단백질이 지방세포의 수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새로 알아낸 것이다.

한 교수는 "비만 치료제를 개발할 때 지방세포가 지방줄기세포에서 분화되는 원리를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로 S6K1이 지방세포 분화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비만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학술지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14일자에 실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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