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널찍하다(O)/넓찍하다(X)

‘어떤 공간의 넓이가 꽤 너르다.’라는 의미를 표현할 때 우리는 종종 ‘마당이 넓찍하다’와 같이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넓찍하다’는 ‘널찍하다’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한글 맞춤법 제21항은 ‘명사나 혹은 용어의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은 그 명사나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소래대로 적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이는 겹받침이 사용된 어간에서 겹받침 ‘ㄼ’의 ‘ㅂ’만 발음되는 경우 그 어간의 형태를 밝혀 적고, 앞의 ‘ㄹ’이 발음되는 경우 어간의 형태를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넓다+직하다’의 결합 형태에서 ‘넓’의 ‘ㄹ’만 발음되므로 ‘널찍하다’로 써야 한다.

이밖에도 같은 예로 ‘할짝거리다, 널따랗다, 말끔하다, 말쑥하다’ 등이 있다.

 

‘산뜻하다’와 ‘산듯하다’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이 오랜만의 봄비로 깨끗한 하늘이 되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기분이나 느낌이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표현으로 ‘하늘을 보니 기분이 산뜻하다.’와 같이 표현한다. 그러나 ‘산뜻하다’는 ‘산듯하다’와 표기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한글 맞춤법 제5항은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라고 규정하였다. 특히 ‘산뜻하다’는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ㄷ’이 된소리로 소리 나기 때문에 된소리로 적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산뜻하다’로 적도록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산뜻하다’는 ‘기분이나 느낌이 조금 깨끗하고 시원하다’, ‘보기에 조금 시원스럽고 말쑥하다’라는 뜻의 ‘산듯하다’를 조금 센 느낌으로 표현한 단어로 의미에 따라 두 가지 단어를 적절하게 선택하여 사용하면 된다. 이처럼 된소리의 사용에 따라 비슷한 의미의 단어를 다른 느낌을 표현하는 말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유의하여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청주대 국어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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