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청심국제고 2학년 이정인

 

특목고(특수목적고등학교)라함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90조에서 ‘특수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로 정의한다.

일반계 고등학교와 다른 점은 과학, 외국어, 예술, 체육 등 다양하고 특수한 전문적인 분야를 학생들에게 미리 경험하고 습득시켜 그 분야의 전문가를 조기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좋은 취지로 설립되었지만 이제 사람들은 ‘특목고’ 하면 좋은 대학을 가기위한, 또는 학연 지연을 맺기 위한 학교로 인식하는 시각도 없지 않은 것 같다.

나는 국제화, 정보화 시대를 선도할 인문, 사회계열의 유능한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했다는 ‘국제고등학교’에 2학년으로 재학 중이다. 1년 넘게 국제고등학교의 학생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여러 지역의 친구들과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을 하며 즐겁게 생활하며 국제분쟁전문가의 꿈을 키워 왔는데, 요즘 친구들이 진로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을 보며 우리 사회 시스템이나 현실에 많은 회의감을 느꼈다.

국제고는 국제화를 목표로 한 민문, 사회 계열의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그에 맞는 특수한 수업과정을 이수하게 돼있어 이공계열의 수업보다는 인문회계열 또는 문과에 더 치중된 수업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2학년이 된 지금 많은 친구들이 이공계열로 진로를 바꾸게 되면서 이공계열 수업 수강신청이 증가했고 혼자 따로 이과 과목을 더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다.

친구들이 이공계열로 진로를 변경하는 이유와 고민들을 들어보면 대부분 ‘대학입학 또는 취업’ 때문이었다. 특수목적고등학교라는 이름에 걸 맞는 차별화된 특성과 교육과정을 갖춘 그 최적의 환경에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들어온 친구들이 단지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가기 위해서, 혹은 부모님의 권유와 같은 이유로 처음 입학할 때 꿈이나 목표와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 또한 우리나라의 불안한 현실과 미래가 걱정스럽고 취업을 생각하지 않을 순 없지만 국제고 설립 취지에 맞게 입학하고서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친구들이 꿈을 포기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혹시라도 지금 특목고 입학을 준비하는 초등생이나 중등생이 있다면 더 좋은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서나 졸업 후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특목고를 준비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특목고의 설립 취지와 교육과정을 정확히 알고 자신의 꿈과 목표에 맞는 학교를 선택해 입학 후에도 흔들림 없이 공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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