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충북도의회 부의장)

▲ 박종규(충북도의회 부의장)

길가에도 동네 어귀에도 피어있는 어린아이의 함빡 미소처럼 화사하고 귀여운 진달래꽃이 5월의 시작을 재촉한다. 그러고 보니 이제 5월 5일 어린이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어린이날 단 하루만큼이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의 행복을 안겨주고 싶어 한다.
 맞벌이 등으로 바쁜 탓에 아이들에게 소홀해 질 수밖에 없는 부모들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보상이라도 하듯, '무슨 선물을 해줄까?','어디를 함께 갈까?' 고민하며 이 날 만큼은 좋은 부모이고 싶어 하고, 가능한 시간과 여력을 아이들에게 쏟아 부으려 한다. 부모들의 마음도 십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아동 전문가들은 어린이날을 무슨 특별한 날인 것처럼 멋지게 보내기 위해 한시적으로 고민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오히려 부모들이 경계해야 할 자세라고 말한다.
 덧붙여 어린이날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을 받고 싶어?' 대신 '엄마 아빠와 무엇을 하고 싶어?'라는 질문을 던질 것을 권한다.
 어린이만을 위한 날이기 전에 가족이 함께 사랑과 정을 나누는 가족의 날로 바꿔보자는 제안이다.
 가족의 달, 일명 '사랑과 감사의 달'이라 불리는 5월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는 풋풋한 발상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춰 봐도 정작 어린시절 좋은 추억으로 오래 떠오르는 것은 부모님과 웃고 즐기며 함께 했던 소소한 일들이다. 
 돌아오는 어린이날은 다소 소박하더라도 온 가족이 함께함으로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드는 가족의 날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가 정말 행복한 나라라고 한다. 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독자들께서도 공감하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아이들은 행복할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선뜻 예스(yes)라는 답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칠드런스 월드(Children’s World)에서 조사한 아동 행복지수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아동행복지수가 조사 대상 16개국 중 14위로 최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데이터들을 볼 필요도 없이 우리가 조금만 열린 마음의 눈으로 내 주위를 돌아보면, 어리광을 받아 줄 부모도 없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 소년소녀가장인 아이, 장애를 갖고 있어 친구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 아동학대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이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이번 어린이날에는 내 아이와 함께 모든 아이가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가까운 아동복지시설이나 이웃의 소년소녀 가정 등을 찾아가 선물을 나누거나 일일 가족이 돼 주기와 같은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나눔의 실천은 90여년 전 소파 방정환 선생께서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따뜻한 사랑 속에서 건강하고 씩씩하게 성장하는 것을 바라는 마음으로 만드신 어린이날의 본래 취지와도 닿아 있을 뿐 아니라, 진정으로 내 아이를 위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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