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논설위원/중원대 교수)

▲ 김택(논설위원/중원대 교수)

1891년 미국인 사업가 모스는 서울 인천 간 경인선철도부설권을 따내려다 일본의 반대로 어렵게 되자 이완용 등 친러파들을 매수하여 철도부설권을 받았는데. 그러다 사업비 부족으로 일본에 부설권을 170만원에 팔아넘겨 결국 일본에 의해 최종 인수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역사는 이처럼 처음부터 부침과 난맥을 겪었다. 
그동안 한국철도는 고속도로 등 육로 교통의 발전과 증가로 인하여 그리 쇠퇴의 길을 걷다가 김영삼정부시 프랑스 테제베 고속철도 도입으로 활기를 찾았다. 이제 한두 시간이면 전국 어느 곳이나 갈 수 있는 철도망을 갖추었다고 본다. 유럽 등 선진국은 정부가 나서서 철도부설을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하게 연결하여 철도 이용객들이 많고 즐겨 찾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남북분단으로 철도망이 단절되었고 더 이상 발전의 촉매구실을 하지 못했다. 김대중 정부 때 남북한 화해모드 상황 하에서 486km 경의선 철도 연결을 위한 문산-장단역간 12km 구간 복원공사 기공식이 2000년 9월 18일 임진각에서 거행됐다.  분단으로 서울-신의주간 철도운행이 1945년 9월이 마지막이었는데 그 아픔과 고난의 주마등이 우리의 삶을 맴돈다.
세계는 이제 철도의 시대를 맞고 있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강소성 연운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장장 1만 900km의 유라시안 철도망을 개통했다. 중국은 내륙철도망을 확충하여 고대 실크로드를 복원하였다. 중국은 사실 다른 속셈이 있었다. 즉 인도양이나 태평양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권을 벗어나 자유롭게 중동의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골몰하다 철도 망 루트를 생각해 낸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우즈베키스탄이나 키르키즈스탄에 엄청난 경제지원을 제공했다. 러시아도 블라디보스톡크에서 로테르담까지 장장 1만3000km 라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건설하고 있다. 러시아는 철도공무원이 1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국영철도를 운영하고 있고 철도교통을 중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철도는 세계적으로 교통의 한축만이 아니라 국가경제로서 중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철도가 더 이상 고단하고 가난한 서민들의 상징처럼 생각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남북 경의선복원이 완공되고 서울부산에서 출발하여 블라디보스톡에서 시베리아 그리고 파리까지 가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개발한다면 철도의 물류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시베리아 횡단만이 아니라 압록강을 경유하여 중국철도망을 이용하여 유럽까지 가는 중국횡단(TCR) 철도방안도 있다. 철도경제는 단순히 철도만 달리는 것이 아니다  역주변의 유통 통신등 복합개발과 국제평화를 가져오는 획기적 사업이라고 본다. 그런데 철도발전에 걸림돌은 북한이다. 북한은 우리나라가 국제철도협력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을 설득하는 방법은 러시아철도관계자 중국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들과 긴말하게 협력하여 새로운 철도르네상스를 꽃 피워야 할 것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철도 문화재의 체계적인 활용과 관리 등을 위해서 1천7억 원을 투입하여 2020년까지 국립철도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충청북도는 국립철도박물관 유치 후보지로 청주 오송을 결정하였다고 한다. 현재 철도박물관 유치도시는 오송 이외에도  철도대학 철도연구원 민간철도박물관이 있는 의왕시, 코레일본사, 철도관사촌 ,기계연구원이 있는 대전시 등이 오송과  경합중이다. 국토부의 선정 기준은  접근성과 연계성, 상징성, 사업 추진 용이성, 해당 지자체의 적극성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투명한 선정이 요구되고 있다.
지자체 정치권 언론 등이 합심하여 충청권에 유치되길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1936년 손기정선수는 유라시안 철도를 타고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했다. 비록 일장기를 달고 출전했지만 마라톤으로 대한민국인의 혼과 기개를 세계만방에 알렸다. 한과 서러움 그리고 우리민초들의 고단함으로 덕지덕지 얼룩진 한국철도가 이제  웅비하여 철도물류 발전에 한 획을 긋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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