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사이언스' 발표

피부세포에 몇가지 화합물을 넣어 심장과 뇌 세포를 만든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장병과 파킨슨병 등을 치료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세포의 종류를 바꿀 때는 세포에 몇 가지 유전자를 넣어주는 방법을 쓰고 있다.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개발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가 대표적인 예다. 성인의 체세포에 유전자 4개를 넣어주면 줄기세포가 되는 것이다.

미국 UC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은 유전자 대신 화합물을 넣어 피부세포를 심장 세포와 유사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피부세포에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하는 CHIR99021, A83-01 등 9가지 화합물을 넣자 30일 뒤 피부세포의 6.6% 정도가 심장세포와 유사하게 변했다. 또 여기에 혈관세포증식물질 등이 들어있는 배양액을 넣으면 심장세포가 더 많이 늘어났다. 피부세포 중 28% 정도가 심장세포가 된 것이다.

디팩 스리바스타바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심장병 환자의 세포를 전환해 죽은 심장조직을 재건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피부세포를 뇌세포로도 바꿀 수 있다고 '셀 스템셀'(Cell Stem Cell)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쥐의 피부세포에 몇 가지 화합물을 처리하자 10일 뒤 쥐의 피부세포는 신경줄기세포로 바뀌었다. 연구팀이 피부세포로 만든 신경줄기세포를 쥐의 뇌에 이식하자 신경세포와 성상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 등 3종류의 뇌세포가 됐다.

유전자를 쓰지 않고 세포의 운명을 바꾸는 방법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합물을 이용해 세포의 종류를 바꾸는 방법은 과정이 간단하고 비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몸에 적용했을 때 면역거부 반응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2014년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이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넣어 '만능 세포'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지만, 이는 연구조작으로 판명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도롱뇽이 신체 일부가 잘릴 때 이를 다시 재생시키는 것과 비슷하다"며 "언젠가는 파킨슨병과 심장병을 치료하는데 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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