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계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최근 교사들의 잇단 성범죄에 이어 한동안 잠잠했던 학교폭력까지 고개를 들었다. 더욱이 이같은 사건의 근원지가 교육문화의 도시 청주라는 점에서 비난의 정도가 더 세다.
‘성범죄와 학교 폭력을 가르치는 충북교단’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극한 상황에 이르렀다. 교육현장이 총체적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충북 교육계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교단의 성범죄로 체면을 구겼다.
청주의 한 초등교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교사 4명을 잇따라 성추행했는가 하면 고교 교사가 술에 취해 교실에서 여학생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임용 전 성범죄 사건에 연루된 교사가 최근 구속되기도 했다.
충북교육공동체권리헌장 제정 문제가 가뜩이나 첨예한 사안으로 뜨거운 감자로 부각돼 있는 판에 성추문 사태까지 합쳐져 일파만파 불똥을 튀기는 형국이다.
권리헌장 제정 문제로 충북도의회와 가뜩이나 불편한 관계가 예고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교육청 스스로 기름을 붓는 빌미를 제공한 게 바로 잇단 성추문에 의한 교단권위 추락 사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학교 폭력은 왕따나 금품 갈취, 집단폭행은 물론 성인 범죄와 다를 바 없는 살인미수 같은 흉포한 사건까지 다양하다.
교육 당국이나 경찰은 그동안 지속적인 예방활동과 단속으로 급속히 감소, 학교폭력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최근 발생하는 학교폭력을 보면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서는 도를 넘어선 폭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29일 오후 청주 청원구 오창읍에서 발생한 살인미수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모두 고교생이었다. 김모(17)군은 같은 학년인 A(18)군을 상가 화장실로 끌고 가 흉기를 휘둘렀다. 버스비를 대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찰은 김군이 평소에도 버스비를 요구하며 A군을 괴롭혔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A군은 김군의 강요에 못 이겨 종종 버스비를 대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군이 또래의 다른 학생들도 괴롭혔을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조만간 TF를 꾸려 도내 각급기관(학교)의 성추문을 집중 파헤칠 방침이다. 또 오는 4일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 전수도 벌인다. 어떤 사안이 더 밝혀질지 주목된다.
하지만 사태가 사태인 만큼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일각에선 사건이 불거질 대로 불거진 뒤에야 ‘응급 처방’이라는 점에서 사후약방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성 추문에 이어 학교 폭력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교육현장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교육청지부는 2일 ‘교육감은 성범죄와 비위를 척결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는 성범죄와 비위 사건들은 그동안 충북교육청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반증하는 것”이라며 “제식구 감싸기식의 솜방망이 처벌로는 잘못된 고리를 끊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부부의날이 줄지어 있다. 충북교육계에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없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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