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포기’ 이후 경제적 제재가 풀린 이란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지속적으로 핵무기 개발의혹을 받아왔던 이란에 대해 2006년 유엔 안보리는 이란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고, 또 2010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경제제재를 강화했었다. 이로 인해 이란은 국제사회와의 교류 단절은 물론 1000억달러가 넘는 해외 자산이 동결됐고, 2012년과 2013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제 세계가 이란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의 핵협상을 통해 핵 포기를 선언한 이후 이란은 활발한 경제적 활동을 재개하고 있고, 또한 중동지역 ‘대국’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나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와 충북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영향은 긍정적인 성격의 변화다.
이란을 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42조원 규모의 국책사업과 10조원 규모의 민간사업 등 모두 52조원 규모의 사업 진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교역량도 3배 늘리기로 하는데 합의했다. ‘제2의 중동열풍’이 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이러한 이란과의 관계개선은 충북도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이란에 대한 원화계좌 자본거래 허용 등으로 이란이 오송에 투자하기로 했던 첫 투자금 200만달러(22억8000만원) 유치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이 투자금이 들어오면 곧바로 전통의학공동연구소 설립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충북도는 지난해 4월 말 도청을 방문한 이란의 투바전통의학기업 호세인 아야티 대표와 20억달러(2조2800억원)의 오송 투자협약을 한 바 있다. 10년 동안 의약제조와 품질관리에 적합한 신약 제품화 공장을 설립하고 임상병원 설립, 복제약 생산을 위한 투자에 나선다는 게 핵심 내용이었는데,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공동연구소 설립에 드는 200만달러의 송금이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었었다. 이제 그것이 해결되면서 충북도와 이란과의 투자협력에 대한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이시종 지사는 투자금 입금을 목전에 두자 이란을 방문해 ‘충북 세일즈’에 나선다고 한다. 이 지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이란의 ‘충북 투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충북 기업의 이란 진출 길을 본격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경제적 침체를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뭄에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시점을 되돌려 보면, 이란이 ‘중동의 맹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 활발한 경제적 행보를 벌일 수 있었던 데에는 ‘핵 포기’가 있었다. 무슬림 국가로, 서방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키워드를 ‘핵 개발’로 삼았던 교조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국가와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과감하게 정책의 기조를 바꿨던 것이 이런 ‘생산적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는 ‘핵 개발’을 절대절명의 ‘활로’로 여기고 있는 북한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했다. 충북도는 앞으로 무궁무진한 잠재적 가치를 지닌 이란과의 긴밀하고 내실있는 경제협력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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