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취재부장

▲ 경철수 취재부 부장(경제담당)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8일로 나흘간의 황금연휴가 끝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수 진작을 위해 지난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것이 전격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5일 어린이날과 6일 임시공휴일, 7∼8일 주말과 어버이날로 이어지는 4일간의 황금연휴가 만들어졌다.

정부수립 후 공직선거일과 국가장을 제외하고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사례는 단 세 번뿐이었다고 하니 이번까지 합치면 4차례가 됐다.

정부는 1988년 9월 17일 서울 올림픽 개막일,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을 기념한 7월 1일,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한 8월 14일을 앞서 3차례 임시공휴일로 정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얻은 내수 진작 효과가 1조 3100억원에 이르고 관광·음식·숙박업과 백화점 등 대형유통매장의 매출 증대 효과가 적어도 지난해 동기 대비 25%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국민 50%인 2500만명이 하루 쉰다고 가정하고 1인당 평균 소비 지출액인 7만9600원을 곱하면 1조9900억원이 되고, 이 중 해외여행 등 외부로 빠져나가는 부가가치를 제외하면 1조3100억원의 내수 진작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추정치다.

한마디로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연휴 기간 가족들이 국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면서 소비촉진과 내수경기 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란 명분이 정부를 움직인 것이다. 때마침 이번 황금연휴는 일본의 황금연휴(4월29일∼5월8일)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4월30일∼5월2일)와도 겹친다. 실제 이번 황금연휴에 맞춰 청주지역 대형유통매장들도 ‘5일간의 블랙쇼핑데이’와 ‘완구 할인행사’ 등 각종 할인이벤트 행사를 개최했다.

그런데 이번 황금연휴에도 도내 대형유통매장들만 재미를 봤다는 마냥 웃지 못 할 후문이 들린다. 동네슈퍼에 납품하는 한 도매인은 빈 진열대에 물건을 채우는 재미보다 차 안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 만큼 동네슈퍼들의 연휴가 쓸쓸했음을 전했다. 이는 대형마트에서 시장을 보고 놀러간 가족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내수 진작을 위해 실시한 임시공휴일과 4일간의 황금연휴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위정자들은 곱씹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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